[단독] 종신보험을 은행 상품으로 ‘금소법까지 속여라’
소속 설계사 2500명 규모...대형GA 조직적 불법 판매
홈플러스서 종신보험을 저축으로 포장...“평생 복리 지급”
김승동
승인
2022.01.17 07:37 | 최종 수정 2022.01.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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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설계사 2500명 규모의 대형 법인보험판매대리점(GA) 한 곳이 불완전판매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마트에서 종신보험을 저축으로 오인할 수 있도록 설명, 판매하고 있어서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가입자인 고객 대신 판매자인 설계사가 해피콜(완전판매 확인 전화)을 대신 받기도 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 GA는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에서 종신보험을 고금리 저축 상품으로 오인토록 하는 배너광고를 내걸고 영업 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종신보험은 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하는 대표적인 보장성 상품으로 조기해지시 납입한 보험료 원금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A사는 해당 상품을 2.6%의 복리 이율을 확정적으로 지급하는 저축상품이며, 장기저축하면 최대 10%의 보너스 이자를 추가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또 2년만 납입하면 더 이상 돈을 내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으며, 저축 상품이기 때문에 의무납입기간(2년) 이후엔 무이자로 인출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이런 저축기능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동시에 가입자가 사망시 보험금을 지급하며 향후 연금으로 활용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상품의 경쟁력이 다른 은행의 저축성품 대비 우수한 것은, 금융지주의 특판행사 기간이기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즉 한시적으로만 가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A사의 이 같은 상품 소개는 대부분 허위다.
확정적으로 지급한다는 이율 2.6%는 해당 종신보험의 예정이율(보험료 산출이율)이며, 장기저축하면 최대 10%를 추가 지급한다는 이자는 조기해지를 방지하기 위한 보너스 금리다. 설명한 것과 달리 적립금의 10% 이율이 아닌 납입보험료의 10% 이율에 불과하다.
2년 의무납입기간 이후 무이자 인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는 부분은 보험상품에 모두 적용되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달리 표현한 것 뿐이다. 해당 상품이 종신보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망보험금을 보장하며, 향후 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허위설명이다. 아울러 특판행사 상품도 아닌 보험사에서 항시 판매하는 상품이었다.
즉 해당 종신보험이 가지고 있는 상품의 특징을 종합적으로 고객에게 설명해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 특별기획으로 한시 판매 중인 은행의 저축 상품인 것처럼 오인 판매하고 있는 셈. 상품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의 불완전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사는 이런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해 해피콜을 진행한다. 고객이 해당 상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가입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이런 해피콜에 대응하기 위해 A사 소속 설계사는 본사의 해피콜을 해당 설계사가 대신 받거나 바로 옆에서 함께 듣고 대신 답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특히 A사는 한시적으로 가입할 수 있는 특판상품임을 강조하며 테블릿PC나 모바일로 초회보험료를 납입하도록 했다. 모바일로 청약할 경우 초회보험료 납입 즉시 모바일 해피콜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모바일 해피콜은 본사에서 상담사가 전화를 하는 대신, 해당 내용에 대해 체크만 하는 방식이다. 즉 해당 설계사가 고객 대신 해피콜을 진행할 수 있다.
또 지난해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의 적합성·적정성 원칙 등을 어기지 않았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한 자료도 만들었다.
해당 자료는 완전판매를 위한 확인서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판매자인 설계사가 금소법을 위배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서류다. 보험사와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한 GA는 금소법 관련 서류나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보관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관련 서류는 보험사만 보관이 가능하다.
심지어 A사는 종신보험을 저축 상품으로 오인시켜 판매하기 위해 보험사에서 제공한 팸플릿을 임의로 수정, 보험상품임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슬그머니 감췄다. 문서를 위조한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의 미승인 자료를 GA의 임의로 사용할 경우 금소법 위반 사항이 될 수 있다”며 “영업시 활용한 미승인자료가 확인된다면 관련 규정에 따라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장성인 종신보험을 저축상품으로 오인 판매했다면 불완전판매에 해당한다”며 “이 역시 규제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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