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설계사도 임원 될 수 있다’...메리츠화재의 거짓말
1호 설계사 출신 임원...실제는 ‘본사 영업관리자’ 출신
전속설계사 규모 유지하려 무리한 행보...업계 지적
김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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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3 08:20 | 최종 수정 2021.11.0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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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가 전속설계사를 지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계사 출신 사업가형 본부장을 1호 영업전문임원(상무보)으로 선임했지만, 실상은 메리츠화재 정직원 관리자 출신으로 확인됐다. 또 유령 설계사를 양산하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5년 동안 지속 확장했던 영업조직 규모가 최근 축소로 돌아선데 따른 움직임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9월 설계사 출신 임원을 최초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김용범 부회장은 지난 2015년 메리츠화재를 맡아 지휘하면서 ‘설계사 천국’을 만들겠다 선언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2016년 사업가형 본부장제도를 도입했다. 아울러 지난해인 2020년에는 영업전문임원제도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설계사 출신도 능력만 있다면 임원이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영업전문임원제도를 도입하고 약 1년 후인 지난 9월 첫 번째 설계사 출신 임원이 탄생했다. 그는 2016년 12월 목표본부장으로 부임한 후 뛰어난 실적을 인정받아 첫 번째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메리츠화재는 이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러나 실상은 메리츠화재 공채 출신으로 확인됐다. 즉 메리츠화재 핵심부서에서 근무하다 지방의 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러다 2016년 사업가형 본부장제도가 시행되자 계약직으로 신분을 세탁했다. 본사에서 근무할 때도 업무성과가 우수하다는 평판이 많았다.
‘최초 설계사 출신 임원’ 타이틀로 본사로 복귀한 셈이다. 영업실적 이외 본사 정직원 출신이었던 신분이 본사 복귀에 중요한 배경이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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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본사 출신 관리자가 영업현장 관리자로 있다가 다시 본사로 돌아오는 것은 특별할 게 없다”고 일갈했다.
메리츠화재가 이처럼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설계사 출신이라고 강조했던 이유는 최근 영업조직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탓이다. 이에 일선 설계사조직에 사기를 불어넣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는 해석이다.
메리츠화재 전속설계사는 지난 2017년 1분기 1만20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말에는 3만명을 초과, 4년 만에 2.5배 늘었다. 그러나 7월 이후 영업조직이 급속도로 축소되고 있다.
이렇게 영업조직이 확장에서 축소로 돌아서자 또 하나의 정책을 진행했다. 설계사 출신 임원 배출과 동시에 리크루팅(설계사 증원) 수당 제도까지 도입한 것. 이전까지 메리츠화재는 리크루팅 수당이 없었다. 그러나 9월 이후 1명을 증원할 때마다 본사와 사업가형 본부장이 각각 50만원, 총 100만원의 시책금(보너스)을 지급키로 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영업조직은 유령 설계사 양산을 의미하는 메시지까지 발송했다. 설계사 시험에만 합격하면 특정금액을 지급한다는 것. 설계사 시험에 합격한 후 영업실적·근태를 묻지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이 내용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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