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보험사의 법인세 부과 기준을 새롭게 만들 방침이다. IFRS17은 보험사의 자산-부채를 모두 시가평가하는 게 핵심인데 반해 현재 법인세 책정 기준은 원가평가 중심이다. 이에 법인세 부과 기준이 변경되지 않으면 납세자인 보험사와 제대로 법인세를 납부했는지 검증해야 하는 국세청 모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2일 정부 및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IFRS17 도입에 앞서 보험사가 법인세를 납부하는데 혼란을 겪지 않도록 법인세법을 개정하는 방안으로 의견을 모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IFRS17이 도입되면 재무제표 작성 후 세무조정을 할 때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혼란스러운 부분을 줄일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IFRS17은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평가한다. 그러나 국세청은 원가법에 기초해 법인세를 책정한다. 책정 기준이 다를 경우 납부한 보험사와 이를 검증하는 국세청의 해석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상법과 세법 등 회사의 성과를 배부하는 규정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또 우려와 달리 IFRS17이 도입되면 대부분 보험사의 이익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세무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법인세가 과도하게 책정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회계제도가 바뀌어도 보험사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에 경제적 가치가 달라질 것도 없다. 경제적 가치가 변경되지 않으면 세금도 달라지지 않아야 한다.

현재 법인세는 보험사가 벌어들인 수익에서 보험부채인 책임준비금을 차감한 금액이 기준이었다. 보험계약 부채를 비용으로 인식한 것이다. 그러나 IFRS17에서 시가로 평가한 부채를 비용으로 적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수익 인식방식도 다르다. 지금은 보험료가 들어온 시점에 수익이 인식된다. 반면 IFRS17에서는 미래에 예상되는 수익을 전 보험계약기간에 걸쳐 인식한다. 미래의 이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하는 것이다. 수익에 따라 납부해야 할 법인세 금액도 달라지는데 어떤 기준으로 산출할 것인지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이 세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재무제표 작성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 있다"며 "IFRS17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빠른 시일에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포트 김승동 01087094891@newsport.co.kr 김승동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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