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금융서비스 등 신인 설계사 육성에 힘써 온 법인보험대리점(GA)들이 ‘과도한 정착지원금 지급’이란 오해를 벗게 될 전망이다. 신인과 경력 설계사의 정착지원금을 구분해 공시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다. 그간 신입 설계사 유치·육성을 위축시킨 공시 체계가 업계 현실을 반영해 합리적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2일 한국보험대리점협회(GA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올해 2분기 공시부터 정착지원금 공시 항목을 신인과 경력 설계사로 구분해 입력할 수 있도록 공시 양식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정착지원금은 신인·경력 구분 없이 총액만 공시돼 왔다.
GA협회 관계자는 “올해 2분기 공시부터 경력과 신인 설계사에 지급하는 정착지원금을 구분해 입력할 수 있도록 양식 개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신입 설계사 유치와 양성에 집중해온 GA들이 정착지원금이 많다는 이유로 불합리한 평가를 받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착지원금은 설계사가 이직할 때 기존 회사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손실 등을 보전하기 위해 지급되는 일종의 스카우트 비용이다. 통상 직전 회사 실적에 따라 연간 수당의 20~50% 수준이 지급된다.
GA협회는 지난해 7월 ‘정착지원금 운영 모범규준’을 제정하고 같은 해 3분기부터 설계사 수 100명 이상의 GA를 대상으로 관련 정보 공시를 의무화했다. 모범규준을 따르지 않는 회사는 내부통제 측면에서 금융당국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정착지원금 총액에 신인 설계사에 대한 지원 내역까지 포함시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정착지원금이 경력 설계사의 이직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당 손실을 보전하는 성격임에도 신인 육성에 집중하는 GA가 과도한 스카우트 비용을 쓰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어서다. GA들이 신인 채용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됐다. [관련기사: GA 신입설계사 육성하면 불리? 정착지원금 공시에 신인설계사까지 포함]
대표적인 사례가 한화생명금융서비스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매분기 약 200억원 규모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한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위촉 13개월 이내 신인 설계사를 위한 연수지원비, 활동기반구축비 등으로 사용된다. 신인 육성에 투입되는 비용이 자칫 과도한 경력직 스카우트 비용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커진 셈이다.
GA협회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 지난 상반기 금융감독원에 정착지원금 공시 체계 개선을 건의했다. 신인과 경력 설계사에 대한 지원 내역을 구분할 수 있도록 공시 항목 레이아웃을 조정하겠다는 내용이다. [관련기사: “정착지원금 공시, 신입·경력 구분” GA업계, 금감원에 제도 개선 건의]
한 GA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공시 체계가 정착지원금의 성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신인 설계사를 육성하려는 GA들이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신인과 경력 설계사에 대한 지원금이 구분되면 GA들도 신인 육성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