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다리기를 이어가던 KB손해보험 노사가 마침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 최종 합의하고 조인식을 진행했다.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확대는 물론 출산축하금 신설 등 복지 제도 전반에 변화가 예고된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조직 안정과 인사·복지 제도 개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 노사 양측은 지난 28일 조인식을 열고 2024년 임단협 최종안을 공식 확정했다. 이번 합의에는 기본급 인상, 성과급 확대, 출산·육아 지원 강화 등 주요 현안이 담겼다.
임금 인상률은 직급별로 차등 적용된다. 부장부터 4급 직원까지는 기본급이 4.5%(총액 기준 환산시 4.0%) 오르며, 5급은 5.5%, 6급은 6.0%, 직무급 대상자는 5.5% 인상된다. 연간 복지포인트가 기존 300만원에서 360만원으로 상향되고, 경영성과 기준 초과이익분배금(PS)은 상여 기준 450% 수준으로 책정된다. 제도 개선에 따른 특별상여금 300%가 지급되며, 이 중 일부(약 16%)는 로열티 제고 차원에서 우리사주 형태로 제공된다.
성과주의 보상 체계도 강화된다. 개인성과급 차등폭은 기존 연봉의 ±5%에서 ±8%로 확대된다. 회사는 이를 통해 동기부여를 높이고 도전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연차 인력 구조 재편을 위한 제도도 신설된다. 회사는 매년 연말 만 51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별퇴직제도를 향후 3년간 운영할 계획이다. 연공서열 중심의 인력 구조를 유연하게 바꾸고, 고연차 직원의 제2의 인생 설계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젊고 역동적인 조직 문화 형성에도 기여할 것이란 기대다.
저출산 해소를 위한 복지 항목도 확대된다. 첫째 자녀 출산시 1000만원, 둘째 1500만원, 셋째 이상은 2000만원을 지급하는 출산축하금 제도가 신설되고, 난임 치료비도 1000만원 한도로 지원된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기존 10일에서 20일로 늘어나며, 자녀 초등학교 입학시 사용할 수 있는 ‘초등자녀 돌봄 휴가’ 1시간 제도도 새로 도입된다. 출산휴가는 기존 90일에서 120일로 연장된다.
임직원 건강을 위한 복지 혜택도 강화된다.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단체상해보험 가입이 이뤄지며, 연 1회 5만원 한도의 독감 예방접종비가 지원된다. 가족 건강검진의 범위도 확대된다.
이번 협상은 앞서 조합원 대상 찬반 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통과될 만큼 내부 반발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기화된 협상 끝에 타결에 도달한 만큼 향후 조직 안정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KB손보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들 간에도 의견 차는 있었지만 조직 안정을 위해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구성원의 삶의 질과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합의”라며 “임금·복지 제도 개선을 바탕으로 유연하고 경쟁력 있는 조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