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에 새로 편입된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나란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교체했다. 두 회사 모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출신 인사를 중용하며 재무라인 재정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동양생명은 CFO로 문희창 전 안진회계법인 전무를, ABL생명은 CFO로 지성원 전 안진회계법인 전무를 각각 선임할 예정이다. ABL생명 전략부문 최고책임자(CSO) 자리에는 최근녕 안진회계법인 상무가 발탁됐다. 이번 C레벨 인사는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 곽희필 ABL생명 대표의 취임과 맞물려 우리금융 체제 출범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사진=각 사]

세 인물 모두 이번 인수 컨설팅을 맡았던 안진회계법인 출신이다. 우리금융이 인수 초반부터 관여한 인력을 핵심 보직에 기용하면서 내부 관리 체계의 일관성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지급여력비율 악화로 재무건전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회계 전문가를 재무·전략 책임자에 앉힌 점은 위험 대응에 초점을 맞춘 결정이란 평가다.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 모두 재무건전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동양생명의 올해 1분기 지급여력비율은 127.2%로, 하향 조정된 금융당국 권고치(130%)를 밑돌았다. ABL생명도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104.6%에 그쳤다. 양사 통합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자본 확보와 지급여력 방어가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우리금융이 두 회사를 인수할 당시 안진회계법인이 컨설팅을 맡았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 이후 실무에까지 동일한 인력을 투입해 일관성과 속도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