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치료비 담보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일제히 ‘골드바’ 시상에 나섰다. 최근 금값 상승에 따른 설계사들의 동기 부여와 단기 실적 개선을 노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시상 기준과 방식이 지나치게 유사해 치료비 담보 시장의 경쟁 과열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33치료비’ 담보를 합산 10만원 이상 판매한 설계사에게 금 1돈(1=3.75g)을 지급하고 있다. KB손해보험도 이달 새로 출시한 ‘2대질병 주요치료비(일명 두줄기 치료비)’ 담보에 금 1돈을 제공한다. 메리츠화재 역시 ‘순환계 주요치료비’와 ‘통합암 주요치료비’ 담보의 판매액이 합산 10만원을 넘길 경우 같은 수준의 시상을 진행한다.
세 회사 모두 해당 시상을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단기간 진행한다. 현재 금 시세(1g≒15만원)를 고려하면 10만원 상당의 보험을 판매해 약 56만원에 해당하는 시상을 받는 셈이다. 다만 세 회사 모두 금 1돈의 시세가 60만원을 초과할 경우 현금 60만원으로 대체 지급해 시상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업계에선 ‘골드바 마케팅’이 금값 상승을 활용한 전형적인 판매 촉진 전략이란 해석이다. 금 시상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최근 국제 금 시세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설계사의 판매 유인을 극대화하는 데 효과적이란 평가다.
일각에선 보험사들이 앞다퉈 유사한 방식의 시상 정책을 내놓는 것이 보험 시장의 과도한 경쟁 구조를 방증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 시상이 실적 경쟁을 자극하는데 효과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보험사들이 서로를 벤치마킹해 똑같은 조건의 시상을 도입하는 것은 판매 경쟁이 일상화된 업계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