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상승·하락 방향과 무관하게 롯데손보의 재정건전성이 취약해질 수 있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 보험사와 달리 투자계약부채 비중이 비대한 구조를 유지한 게 배경이다. 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 따른 자본건정성 관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19일 롯데손보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투자계약부채는 7조1835억원으로 보험계약부채(6조7122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해당 투자계약부채는 전액 퇴직연금계약으로 부채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은 통상 1년이다. 회계상 상각후원가측정(AC) 금융부채로 분류된다.
AC로 분류된 부채도 K-ICS에선 시가 평가된다는 점이 문제다. 금리 상승기에도 듀레이션이 짧은 투자계약부채가 자산보다 덜 감소, 지급여력비율이 악화될 수 있다. 반면 대부분의 보험사는 금리 하락기에 지급여력이 악화된다.
한 보험리스크 전문가는 “롯데손보는 금리 상승기에는 투자계약부채가, 하락기에는 보험계약부채가 지급여력을 악화시킬 수 있는 구조”라며 “금리 변화 방향과 무관하게 지급여력비율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롯데손보가 투자계약부채의 짧은 듀레이션에 맞춰 금융자산을 매칭시켰다면 금리 인상기라도 충격은 제한될 수 있다. 그럼에도 역마진 리스크는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통상 퇴직연금 적용이율에 비해 자산운용수익률이 낮아 0.5%가량의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롯데손보의 투자계약부채 규모(7조1835억원)를 감안하면 역마진 규모는 약 35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이다.
다른 보험회계 전문가는 “퇴직연금의 경우 만기 확정성과 원리금보장형 약정 때문에 자산운용수익률이 낮을 때 보험사가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며 “실제 자산 수익률이 약속한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시중금리 변동에 따른 영향을 줄이기 위해 부족한 금리부 자산을 지속해 확충하고 있다”며 “보유 중인 대체투자 자산을 리밸런싱(매각)해 확보한 자금과 신규투자 자금을 장기 채권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퇴직연금 계정의 역마진 축소를 위해 매월 시장금리 수준 등을 감안해 부채 적립이율을 정하고 있다”며 “자산 측면에서도 유동성이 높은 우량 채권과 대출채권 매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보유 중인 유가증권 규모를 감안하면 현금 유동성 측면에서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