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지급여력제도 손질...삼성·한화·교보생명 등 건전성 악화 전망
장기선도금리 5.2% 적용...“현실과 맞지 않아...단계적 하향 검토”
김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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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3 10:35 | 최종 수정 2021.10.1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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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IFRS17 도입에 앞서 지급여력제도에 적용하는 장기선도금리(LTFR)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13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연내 LTFR을 15bp 낮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LTFR 5.2%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5.05%로 하향조정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산출시 보험부채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LTFR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근 시중금리를 보면 대폭 조정을 해야하지만 업계에 충격을 줄 수 있어서 단계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보험회계인 지급여력제도(RBC)에서는 자산은 시가평가하고 보험부채는 원가평가한다. 반면 오는 2023 도입 예정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라 변경되는 지급여력제도(K-ICS)는 자산·부채를 전부 시가평가한다.
이 때문에 K-ICS에서는 미래의 자산·부채를 현재 가치로 평가해야 하며, 이때 할인율이 중요하다. LTFR는 60년 시점의 금리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보험사가 자산을 굴려 60년 후에 5.2%에 근접한 수익을 얻는다는 의미다.
현재 10년·20년물 국공채 금리는 2.4% 내외며, 50년물은 2.3%다. 금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5.2%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는 없다. 5.2%의 LTFR을 적용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LTFR을 높게 적용하면 보험부채가 과소평가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금융당국도 IFRS17 도입에 앞서 지난 2017년 진행한 계량영향평가(QIS) 1차에서 LTFR 4.5%를 적용했다. 당시 적지 않은 보험사에서 부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QIS 2차부터 LTFR 5.2%를 적용했다.
우리보다 앞서 IFRS17을 준비한 유럽연합(EU)은 2017년 LTFR 4.2%적용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조정해 내년에는 3.45%까지 낮출 방침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3% 초반에 불과하다”며 “전체적으로 시장금리와 물가상승률 등이 낮아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5.2%를 적용하고 있는 LTFR는 너무 과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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