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 안 된다’...삼성생명, 디지털GA 사실상 좌초
전영묵 사장 지시로 보험 에그리게이터 구축 검토
김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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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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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의 지시로 설립을 검토했던 디지털 보험대리점(GA)이 사실상 무산됐다. 전 사장은 여러 보험상품을 한눈에 비교 가입할 수 있는 에그리게이터(aggregator)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수익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상반기부터 산하 연구소인 인생금융연구소에서 디지털GA 설립을 검토했다. 상품개발부서 등 핵심부서 인력을 파견하는 등 TF를 꾸리고 비대면 판매채널을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수익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 디지털GA 설립이 사실상 무산됐다.
삼성생명은 디지털GA 설립을 위해 자사의 수익성 높은 상품과 타사의 상품을 결합, 판매하는 방식까지 검토했다고 알려졌다. 에그리게이터 방식으로 여러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모아 하나의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의 종신보험과 함께 다른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미니보험 등을 묶어서 판매하는 것이다. 실제로 복수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지만, 가입자는 디지털GA 앱 등에서 가입한 계약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게 할 방침을 고민했다고 알려졌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료 규모가 큰 상품보다 수익성이 좋은 상품 위주로 판매해야 한다. 대표적인 상품이 보장성보험으로 구분되는 종신보험, 암보험 등이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월 1만원 이하의 소액 상품이 대부분이다.
소액 상품을 판매해도 수익성이 나올 정도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면 나쁘지 않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자체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여러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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