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간병비 담보 코드 신설...가입 누적한도 생길 듯
신정원, 중복 가입 체계적 관리 위해 "이르면 9월"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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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4 11:21 | 최종 수정 2023.08.0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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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오는 9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입원일당 담보(간호간병입원 담보) 코드가 신설된다. 최근 보험사 간 과당경쟁으로 담보의 보장 한도가 치솟은 게 배경이다. 코드 신설을 통해 계약자의 중복 가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는 곧 가입 가능 누적한도를 신설하겠다는 의미로 업계는 해석한다.
4일 한국신용정보원(신정원)에 따르면 신정원과 보험사들은 지난주부터 간호간병입원 담보코드 신설을 위한 작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코드 체계만으로는 간호간병입원 담보 중복 가입 체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간호간병입원 담보는 환자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통합병동) 입원시 정액 보험금을 일단위로 제공하는 상품이다.
통상 보험사는 보험계약 체결시 신정원에 집적된 보험신용정보를 통해 계약자의 중복 가입 여부를 확인한다. 이때 담보코드를 통한 조회가 일반적이다.
가령 상해입원일당 담보의 코드는 A6300다. 상해로 인한 입원시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상품이라면 어떤 보험사인지를 불문하고 이 코드로 분류된다. 현재 실손의료보험 미가입자의 경우 업계 누적으로 10만원까지만 가입할 수 있으므로 보험사는 계약자의 담보 현황을 조회한 뒤 가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간호간병입원 담보는 기타입원일당(A6999)으로 분류돼 있다.
기타입원일당에는 질병입원일당, 상해입원일당 등 이미 분류된 코드 외의 원인으로 입원할 시 보장하는 담보들이 한데 모여 있다. 이에 담보코드를 통한 조회만으로는 계약자의 간호간병입원 담보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물론 코드가 아닌 담보명으로 조회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담보명을 통한 조회는 정확성과 검색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에 코드 신설을 통해 간호간병입원 담보만을 따로 분류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
다만 코드 신설 후에도 과제는 남아 있다.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다고 해서 이를 보험사가 곧바로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
신정원에 의한 정보 제공은 먼저 보험사가 신정원에 보험신용정보를 제공하면 신정원이 이를 집적하고 있다가 보험사 요청시 다시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즉 신정원이 신설한 코드에 각사가 자사 간호간병입원 담보 정보를 집어넣어야만 향후 정보 이용이 원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신정원 관계자는 "각사가 먼저 정보를 입력해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구조다 보니 보험사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며 "9월 중 시스템 구축이 끝나더라도 실제 활용되는 시점은 각사의 참여 의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정원의 특정 담보 코드 신설은 누적 가입한도를 설정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일 것"이라며 "최근 금융당국이 간호간병일당 담보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나온 조치일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최근 보험사 간 간호간병입원 담보 판매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각사의 보장 한도가 크게 치솟았다. 보험사들이 제시한 보장 한도는 상급종합병원 통합병동 입원시 15만~30만원 수준이다.
현재 통합병동 입원시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입원료(상급종합병원 6인실 기준)는 4만~5만원이다. 환자(보험계약자)가 여러 상품에 동시 가입 후 통합병동에 입원하면 하루에만 수십만원의 차액을 얻을 수 있다는 셈법이 나온다. 이에 계약자에 의한 도덕적 해이 우려가 커지며 금융당국 역시 각사에 합리적인 한도 설정을 당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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