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경고장에도...운전자보험 변호사선임비 ‘한도 1억’ 출시

KB손보, 업계 최고 수준 보상...상품경쟁력 제고

김승동 승인 2023.03.02 09:48 | 최종 수정 2023.03.03 11:38 의견 0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운전자보험 변호사 선임비 한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DB손해보험이 처음으로 해당 특약을 탑재, 신계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경쟁 보험사는 보상한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이날(2일)부터 경찰조사단계부터 보상하는 변호사선임비용을 최대 1억원 보장한다. 기존에는 7000만원까지만 보장했다. 운전자보험 변호사선입비를 1억원까지 높인 것은 KB손보가 최초다. KB손보는 운전자보험에서 레저활동까지 보장하는 특약을 최초로 탑재하기도 했다. 즉 운전자보험 판매 활성화에 최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셈.


변호사선임비는 운전자보험의 전통적인 보장 대상이었다. 다만 검찰 기소 후부터 보상이 시작됐다. 그러나 DB손보는 지난해 11월 검찰 기소 전, 경찰 조사 단계부터 변호사 선임비를 보상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3개월 독점적판매권을 획득했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끌자 독점적판매권이 종료되는 지난 2월부터 경쟁 손보사들이 앞다퉈 비슷한 특약을 탑재했다. 상품 경쟁력을 의식, DB손보보다 보장금액을 높이기 시작했다. 즉 DB손보는 최대 5000만원을 보장하는 반면 KB손보는 7000만원을 보장하는 식이었다.

보험사들이 변호사선임비 특약의 보장금액 상향 조정 등 운전자보험 판매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23일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운전자보험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과 다른 상품’이라며 ‘소비자는 보험금 지급조건을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고 알렸다.

소비자 주의보 형식이지만 사실상 손보사를 대상으로 옐로카드 경고장을 꺼내 든 셈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금감원의 이 같은 경고장에도 KB손보가 변호사 선임비 특약 한도를 상향 조정한 것은 소위 돈이 되기 때문이다.

운전자보험은 보장성보험으로 수익성이 높다. 특히 손해율이 50~60%대로 안정적인 동시에 보험기간도 통상 80세다. 이에 보험사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늘리기 수월한 상품이다. CSM은 향후 보험사의 이익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운전자보험은 가입 대상자가 거의 전국민”이라며 “신규 특약인 변호사 선임비가 인기를 끌자 보장금액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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