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상품 보상한도를 변칙적으로 상향조정 해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았음에도 라이나생명이 여전히 지적사항을 수정하지 않고 있어 논란입니다. 라이나생명은 9월과 10월 2개월간 제자리암과 경계성종양 수술비용에 대한 보장을 상향해 2000만원을 지급한다고 설계사들에게 교육했죠.[관련기사: 라이나생명, 금감원 혼란 틈타 보험업세칙·가이드라인 위반 영업]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금융감독원은 라이나생명 관계자를 소집, 통상적인 의료비 수준을 벗어났으니 상품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험상품 보장한도 가이드라인 및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어긴 것이라는 게 금감원 관계자의 의견이죠. 그럼에도 라이나생명은 여전히 해당 상품의 한도를 원복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라이나생명이 변칙적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여 무리한 영업을 하는 것에 대해 업계는 단기납종신보험의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라이나생명은 단기납종신보험 중 하나인 ‘THE채우는종신보험’ 등에 대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관련기사: 라이나생명, 단기납종신 카드납연계 환급률은 '135%']
해당 상품은 해지환급률이 업계 최고 수준은 아니었죠. 그러나 카드납 할인을 받으면 최대 135%까지 환산 환급률이 나옵니다. 제휴카드로 자동이체할 경우 캐시백을 받죠. 이 캐시백까지 환급률로 환산할 경우 실질 해약환급률은 약 140%에 달합니다. 카드납을 받지 않은 경쟁사보다 가격(환급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던 거죠.
종신보험 카드납도 사실상 변칙영업인 셈이죠. 금융당국이 환급률을 너무 높이지 말라는 '무·저해지 환급형 종신보험 상품개발·판매 관련 감독행정' 협의 안내문을 발송한 것이 배경입니다. 경쟁사 대비 환급률을 크게 높일 수 없으니, 다시 말해 상품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없으니 매출을 더 높여야 하는 라이나생명은 카드납이라는 변칙을 도입한 거죠.
이런 카드납이 8월 종료됐죠. 금융당국이 구두권고한데다 시중금리가 낮아진 것이 배경이죠. 약 2%의 카드납입 관련 수수료를 카드사에게 지급하니 라이나생명은 먹을 게 거의 없다는 계산을 한 거죠.
보험사가 단기에 매출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크게 3가지입니다. ➀보험료 인하로 가격경쟁력 제고 ②보장한도 높여 보장경쟁력 강화 ③인수심사 완화로 가입 대상 확대 등이죠. 라이나생명은 이 방법 중 보장한도를 높이는 방법을 택한 거죠. 당장 수익성에는 문제가 없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향후 손해율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죠.
즉 8월까지 단기납종신보험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카드납 중단으로 더 이상 종신보험 매출을 유지할 수 없게 됐죠. 9월부터 건강검진 이슈를 활용, 유사암 보장금액을 통상적인 의료비 이상으로 높인 변칙영업으로 종신보험에서 감소한 매출을 메운 셈입니다.
◆ 금감원 지적 무시...변칙 영업 여전
금감원은 통상적인 의료비 수준을 벗어난 유사암 보장금액에 대해 지적했음에도 라이나생명은 보장금액 축소를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불완전판매 우려가 생기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죠.
최근 보험설계사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영업 관련 정보를 많이 얻습니다. 일부 채팅방은 참여인원이 2000명 이상인 곳도 있죠. 1000명 이상인 곳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설계사들은 이 채팅방을 통해 보상정보는 물론 최근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죠. 질문을 올리면 바로 다른 참여자가 답을 줍니다. 과거 지점장을 통해 얻었던 답보다 빠르죠.
하지만 문제는 정확도입니다. 약관이나 본사에 문의·확인하는 게 아닌 참여 설계사의 배경지식으로 답을 하니 질문과 다른 답이 나올 때가 많죠.
위의 이미지도 유방암 및 생식기암 진단비가 많은 곳이 어디인지 질문했습니다. 그러자 잠시 후 라이나생명의 제자리암·경계성종양의 수술비 2000만원이라고 답합니다. 또 유사암 우회판매 편법으로 금감원의 경고를 받아 예고 없이 판매 중지될 예정이라고 밝힙니다. 조만간 사라질 것이니 일명 ‘절판’을 하라는 의미겠죠. 이를 파악하고 다수의 참여자가 감사하다며 호응합니다.
진단비에 대한 질문에 수술비로 답했고, 유방암·생식기암은 암종이 전혀 다른 제자리암·경계성종양으로 달라졌죠. 하지만 설계사 입장에선 큰 상관이 없을 수 있습니다.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한 질문이니까요. 이렇게 절판마케팅으로 인한 불완전판매가 확산할 수 있죠.
[이미지=보험설계사 개인 블로그 및 보험정보 카페 갈무리]
채팅방이 아닌 온라인에서도 불완전판매 확산 가능성이 있죠. 보장금액을 높인 변칙상품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적지 않은 설계사가 카페와 블로그 등에 조만간 가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빨리 가입해야 한다는 내용을 알리기 시작했죠.
더 큰 문제는 라이나생명의 변칙상품을 빠르게 정상화하지 않으면 경쟁사도 추석 이후 비슷한 방법으로 보장한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10월은 추석 연휴와 겹쳐 둘째 주까지는 영업이 쉽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실적 목표를 채우기 어렵다는 거죠. 실적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경쟁사들도 변칙적으로 보장한도를 높일 수 있죠. 모두 변칙을 일삼으면 그 변칙이 원칙이 됩니다.
취재 과정에서 금감원 관계자는 라이나생명에 다시 한번 경고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실적 달성도 좋지만 그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건 페어플레이겠죠.
편집자주
AI 발전으로 정보를 쉽고 빠르게 검색하고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보험은 여전히 어렵고 해석은 부족합니다. 보험업계를 오래 취재하며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슈의 맥을 짚고 상품과 제도까지 쉽게 풀어가겠습니다. 독자의 눈높이에서 그러나 전문가의 시선으로 전하겠습니다. 보험EZ는 안내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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