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가 당초 예정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달 출시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럼에도 영업 현장에선 출시가 임박한 것처럼 안내가 이뤄지고 있다. 소비자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법인보험대리점(GA)을 중심으로 5세대 실손보험이 내달 출시될 예정이라는 설명이 영업 현장에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부 현장에선 5세대 실손에서 축소되는 보장을 정액형 담보로 보완해야 한다는 권유도 병행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해당 일정이 행정 절차상 성립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내달 출시가 불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는 필수 행정 절차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5세대 실손보험 출시는 관련 감독 규정 개정이 전제돼야 한다. 이에 규정 변경 예고가 선행돼야 하지만, 지난해 예정됐던 입법예고는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제도 방향에 대한 내부 논의는 이어지고 있으나 공식 절차는 출발선에 서지 못한 상태다.
설령 즉시 입법예고에 착수하더라도 일정상 내달 출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현행 절차상 입법예고 기간만 최소 40일이 소요된다. 이후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규제 심사와 법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타 부처와의 협의도 필요해 전체 일정이 단기간에 확정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규정 개정 과정은 타 부처와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시간이 필요하다”며 “입법예고 이후에도 규제 심사와 법제 심사를 거쳐야 해 출시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상반기 출시 예정 정도로만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보험사 상품 관계자도 “현재는 당국 발표를 지켜보며 출시 시점을 가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날짜가 확정되지 않아 상반기 출시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출시 시점이 불확실상 상황에서도 영업 현장에선 단정적인 안내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언론 보도를 근거로 5세대 실손 출시를 기정사실화하며 정액형 담보 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비자가 향후 보장 공백을 과도하게 인식할 경우 불필요한 추가 가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 보장이 크게 줄어드는 것처럼 설명하며 정액형 담보로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권유가 증가하고 있다”며 “확정되지 않은 출시 일정을 근거로 사실상 절판 마케팅이 이뤄질 경우 불완전 판매와 소비자 혼란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