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의 적기시정조치 관련 금융당국과의 법적 공방의 첫 관문부터 제동이 걸렸다. 법원이 금융당국 조치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감독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롯데손보는 경영개선계획 제출 시한이라는 압박에 당면한 모양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롯데손보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적기시정조치 관련 집행정지 신청을 지난달 31일 기각했다. 기록과 심문 결과를 종합한 결과 해당 처분의 집행을 정지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결정은 처분 취소를 다투는 본안 소송과는 별개로, 본안 판단 전까지 금융당국 조치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신청에 대한 판단이다.

[사진=롯데손해보험]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 11일 금융위의 적기시정조치에 대응해 집행정지 신청과 처분 취소소송 제기를 이사회에서 의결, 익일인 12일 서울행정법원에 두 건을 모두 접수했다. 같은 달 5일 금융위로부터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데 따른 후속 대응이다.

이번에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되면서 금융위의 경영개선권고에 따른 후속 절차는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보험사는 조치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경영개선계획을 감독원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 5일 조치를 받았고, 제출 기한은 금일인 2일까지다.

금일까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면 금융위는 제출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계획이 승인될 경우 해당 내용을 토대로 1년간 경영 개선 절차가 진행된다. 다만 이날 오전 기준으로 롯데손보의 경영개선계획은 금융감독원에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집행정지 신청은 신속성이 요구돼 통상 한 달 내로 결론이 난다”며 “처분 취소를 다투는 본안 소송은 그보다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된 만큼 롯데손보는 금일까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며 “현재까지 접수된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손보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더라도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계획은 불승인되고 적기시정조치는 상위 단계로 순차적으로 격상된다. 경영개선권고 이후 단계는 경영개선요구와 경영개선명령이다. 경영개선계획이 제출되지 않은 경우에도 동일한 절차가 적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개선계획 미제출에 대한 별도의 제재 규정은 보험업감독규정에 명시돼 있지 않다”면서도 “실무적으로는 계획의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은 경우와 동일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권고 수준의 적기시정조치가 요구나 명령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손보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경영개선계획 제출과 관련해 별도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집행정지 신청 기각 결정으로 금융위의 경영개선권고 조치와 연동된 롯데손보 신종자본증권의 이자 지급 정지도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