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 법인보험대리점(GA)에 우회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S두레에 투자를 결정한 데일리파트너스의 신규 펀드 핵심 출자자가 KB손보로 전해진 게 배경이다. 과거 메리츠금융이 인카금융서비스에 적용한 투자 모델을 벤치마킹했다는 평가다. GA업계에서 신속히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S두레는 최근 데일리파트너스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5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글로벌금융에서 분리 독립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의식 KS두레 대표가 업계에서 쌓아온 신뢰도와 조직 안정성이 투자사들의 판단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데일리파트너스가 조성한 펀드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 중 절반이 KB손보 등 KB금융그룹의 출자금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KB손보 출자금은 250억원이다.
KS두레는 확보한 자금을 글로벌금융에 대한 채권 상환에 우선 투입한 뒤 독립 법인 출범과 영업조직 확장에 단계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글로벌금융의 계약 양수·양도 조건이 이미 정비돼 있어 이관 절차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 대표의 업계 기반을 고려하면 향후 외부 조직 합류 역시 수월할 것이란 관측이다. KS두레에 1차 배정되지 않은 나머지 자금은 이후 외부 조직 편입과 성장 지원을 위한 재원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KB손보의 접근 방식은 메리츠금융의 GA 투자 모델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은 인카금융서비스 최대주주 최병채 회장의 지분 22.12%를 담보로 설정하고 500억원을 대출 형태로 제공했다. 담보설정금액은 650억원이다. 대출금은 선지급 수수료 운영자금 확보 등에 활용됐다.
인카금융서비스의 당시 시총은 800억원대였다. 지분 22.12%를 650억원으로 평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메리츠가 산정한 전체 가치는 약 2900억원 수준이다. 메리츠 입장에서는 시총의 3배가 넘는 가치로 질권을 설정하며 고위험을 감수한 구조였던 셈이다.
현재 인카 시총은 약 7900억원(전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설계사 수는 보험사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2만명을 넘어서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모델이 ‘선제적 GA 육성 전략’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배경이다. 보험사가 직접 투자에 나서지 않고 우회적으로 GA 성장 자금을 공급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식이란 평가다.
복수의 GA업계 관계자는 “데일리파트너스가 유지율, 불완전판매율, 내부 평판까지 엄격히 검증하는 것으로 안다”며 “KB손보의 출자 참여와 성공 전례가 있는 모델이 결합되면서 KS두레가 독립 GA로서 조직 규모와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투자사 측은 초기 약 3000명 규모 조직으로 출발하는 그림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외연 확장 시나리오가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