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부, 위기 앞에 실용으로 답하는 정부여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유연한 실용정부’와 관련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KDB생명에 대한 것입니다.
◆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첫 출근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
이날(15일)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첫 출근을 했습니다.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죠. 박 회장은 취임사에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실용정부’와 궤를 같이하는 셈이죠.
박 회장은 이 대통령과 같은 중앙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90년 산업은행에 입행, 기아그룹·대우중공업·대우자동차 TF팀, 법무실장, 준법감시인 등 주요 보직을 거친 기업구조조정과 금융법에 정통한 정책금융전문가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KDB생명의 임승태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금융감독원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죠. 이후 윤석열 정부 초기인 2022년 3월 KDB생명 사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윤석열 대선 경선캠프에 상임경제특보로 활동한 경력이 KDB생명 사장이 된 배경이라는 해석이 많죠.
당초 임기는 지난 3월까지였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후 탄핵 정국으로 어수선한 시국과 맞물려 연임 아닌 연임이 된 셈입니다. 산업은행 회장이 출근했으니 KDB생명 사장도 조만간 바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죠.
◆ 2010년, 산은 편입 후 성장 정체
KDB생명은 지난 2010년 산업은행으로 편입됐죠. 이후 흑자와 적자를 반복했지만 큰 폭의 성장은 없었습니다. 보험 비전문가가 KDB생명을 이끌어왔다는 게 성장을 못했던 핵심 이유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죠. 판매하기 쉬운 저축성보험 위주로 단기 성과를 추구하면서 이익체력이 낮아졌다는 분석이죠.
KDB생명의 당기손익은 2010년 –1671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2012년 411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에는 다시 각각 –101억원, -767억원을 기록하며 전자로 돌아섰죠. 2018년부터 손실을 보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큰 이익을 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보험은 만기가 수십년인 초장기 상품이죠. 만기가 기니 과거의 흔적을 지우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과거 단기성과 위주로 경영했을 당시, 수익성 낮은 상품을 아직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으니 체질개선도 쉽지 않은 거죠.
◆ 보험영업통, KDB생명 키 잡아...체질개선 중
올해부터 그 체질이 조금씩 바뀔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월 김병철 총괄 부사장이 KDB생명으로 합류한 것이 핵심적인 배경이죠. 김 부사장은 2010년 이후 KDB생명에 처음으로 등장한 보험통입니다.
김 총괄 부사장은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 설계사 출신입니다. 이후 메트라이프생명 본부장, ING생명, AIA생명, 푸본현대생명 등에서 영업담당 임원을 역임했죠. 김 총괄 부사장이 마지막으로 있던 푸본현대생명 시절 GA 실적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입니다. 대리점채널 초회보험료는 1억원도 되지 않았지만 2023년과 2024년에는 약 70억원을 기록했죠. 초회보험료는 보험 가입 후 처음 내는 보험료로 신계약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런 김 총괄 부사장이 키를 잡은 후 구성원도 열심히 노를 젓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입니다.
◆ 공석도 하나의 대안
지금까지 KDB생명 사장을 역임한 분들이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초장기로 고민하고 판단해야 하는 보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단기 성과 위주였고, 결과적으로 장기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성패는 디테일에서 갈립니다. 섬세함이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죠. 보험사는 보험 전문가가 키를 잡고 나아가야 합니다.
유연한 실용정부라면, 6번의 매각을 실패한 KDB생명이 생산적 금융회사로 전환하려면 KDB생명 사장은 낙하산보다는 공석이 더 좋을 수 있다는 시각도 가져야 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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