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액보험 매출이 급증했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조만간 미스터리쇼핑을 통해 판매 과정에서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볼 정도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코스피 5000을 슬로건으로 주식시장 활성화에 바람을 넣고 있죠. 여기에 금리하락까지 예측되니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변액보험에 관심을 보인 것이 배경이라는 거죠. 그러니 보험설계사도 변액보험을 많이 판매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8만1138건이었다고 합니다. 이는 전년 동기 6만3301건 대비 1만7837건(28.1%)나 증가한 수치죠. 초회보험료도 같은 기간 1조3827억원으로 전년 8395억원 대비 5432억원(64.7%)나 늘었네요. 최근 변액보험이 정말 많이 판매된 셈이죠.

판매 현장 분위기를 보면, 보험설계사는 변액보험에 아직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보험설계사가 변액보험을 많이 판매해 변액보험 신계약이 증가한 게 아니라는 의미죠.

왜 올해 상반기 변액보험은 어떤 채널에서 많이 판매되었던 것일까요?

◆ 변액보험이란?

변액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설계사를 만나거나 은행(방카슈랑스) 등 금융회사 창구를 찾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대면채널을 찾아야 하는 것이죠. 일부 보험사가 온라인으로 변액보험을 판매하긴 합니다만 가입자 비중은 극히 적습니다.

변액보험이 대부분 대면채널에서 판매되는 것은 상품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보험이니 당연히 보험사고가 났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보험상품처럼 어떤 사고에 무엇을 얼마나 보상하는지 약관을 이해해야 합니다. 또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10년을 투자해야 하는 초장기 상품입니다. 게다가 실적배당 상품으로 보험료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니 자산시장에 대한 이해도 필수죠.

다시 설명하면 일반적인 보험상품처럼 ➀약관의 보상내용을 파악해야 합니다. 종신보험이나 저축보험처럼 비과세를 받으려면 ②10년 이상 장기투자 해야 합니다. 다른 보험상품의 특징과 함께 ③수익률을 높여 더 많은 실적배당을 받으려면 주식·채권 시장 변동을 이해하고 대응해야 하죠.

변액보험은 보험설계사를 만난 후 충분한 상담을 받고 가입하거나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 등에서 전문가에게 충분한 설명을 듣고 가입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 보험설계사는 변액보험 판매에 관심 없어

코스피가 상승하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4월 이후입니다. 4월 9일 코스피지수 2284포인트를 기록하고 회복을 시작했죠. 6월초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난 후 힘차게 올랐습니다. 즉 코스피가 급격히 상승한 것은 6월 이후 상황이죠.

대부분의 언론은 상반기를 기준으로 변액보험 판매 실적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변액보험이 잘 팔린 배경으로 코스피지수가 상승을 언급합니다. 이는 인과관계가 맞지 않습니다. 지난 4월 최저점을 찍을 때는 오히려 코스피지수가 급하게 하락했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코스피지수 상승과 다른 이유로 변액보험이 판매가 활성화됐다는 것이죠.

현재 보험판매 채널은 한 보험사에 소속돼 있는 전속만큼 법인보험대리점(GA)도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다만 전속설계사 조직을 유지하고 있는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신한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에 불과합니다.

이들 보험사 중 변액보험에 집중하는 보험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직 전속조직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메트라이프생명과 함께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강자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제3보험이나 종신보험, 달러보험 등이 주력 상품이죠.

과거 전속설계사 조직에 대해 교육을 많이 했습니다. 교육으로 판매 관련 지식을 함양해야 변액보험 등 수익성 높은 상품을 더 많이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죠. 2020년을 전후로 보험사가 설계사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합교육이 어려워졌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교육을 통해 판매 지식을 함양하면, 전속설계사가 GA로 이직하는 것이 실제 이유입니다.

2020년 이후 변액보험과 관련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또 GA시장 활성화에 맞춰 상품도 단순해졌죠. GA본사 입장에서는 변액보험이 아니더라도 판매할 상품이 많고 실적도 잘 나오는데 굳이 비용을 들여 교육을 할 이유를 찾기 힘들었죠.

종합하면 전속설계사 조직에서도 GA에서도 변액보험이 주력인 곳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극히 일부 보험설계사가 판매하고 있을 뿐이죠.

만약에 변액건강·변액치매·변액암보험 등의 상품이 나온다면 변액보험이 다시 활성화될까요? 하지만 이런 제3보험은 적립금이 거의 없습니다. 보험료 일부를 자산시장에 투자할 수 없죠.

[이미지=쳇GPT]


◆ 변액보험 판매는 대부분 방카슈랑스에서

상반기 변액보험 실적이 좋아진 이유는 은행에서 많이 팔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즉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 채널에서 변액보험을 적극적으로 밀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은행을 찾은 고객은 안정적이면서 높은 이자를 주는 상품을 선호합니다. 시중금리 하락으로 은행 예·적금의 매력은 낮아지고 있죠. 변액보험은 장기투자만 한다면 원금손실 가능성은 매우 낮고 은행 예·적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에 은행원은 변액보험을 추천하는 거죠.

은행 입장에서도 예·적금 이외에 판매할 상품이 많지 않습니다. 2019년 사모펀드 사태 이후 새로운 상품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죠. 이후 금리상승기에는 예·적금에 집중했지만, 금리가 하락하니 전통적인 상품인 변액보험을 다시 꺼내든 것이겠죠.

주가가 지속 상승한다면 보험설계사도 변액보험을 많이 팔게 될까요? 그렇게 되기엔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나야 할 듯 합니다. 전속설계사 조직이든 GA이든 교육을 다시 진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변액보험 교육을 진행하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시장에서 관심이 사라진 거죠.

판매하기 어렵고 민원도 많이 발생하는 변액보험을 판매하는 열정이라면, 제3보험이나 단기납종신보험에 집중하는 게 더 현명하다는 계산이 깔려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