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보험사의 지급여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대부분 보험사가 외화 자산에 대한 환헤지를 진행해온 덕분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기준 달러당 1356.4원으로, 지난해 말(1472.5원) 대비 약 7.9% 하락했다. 이에 보험사가 보유한 외화 자산에서 상당한 규모의 환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지=챗GPT]

올해 1분기 말 기준 주요 생명보험사가 보유한 외화표시 유가증권(FVPL·당기손익 공정가치 측정, FVOCI·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규모는 ▲삼성생명 26조6654억원 ▲교보생명 19조438억원 ▲한화생명 7조9577억원 ▲NH농협생명 4조5047억원 ▲신한라이프 4조4229억원 등이다.

주요 손해보험사의 경우 ▲DB손해보험 8조4683억원 ▲삼성화재 8조2760억원 ▲현대해상 7조214억원 ▲KB손해보험 3조6819억원 ▲메리츠화재 1조2934억원 등이다. 일부 보험사는 환율 하락에 따른 환손실이 조 단위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환율 변동이 보험사의 지급여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 보험리스크 전문가는 “대다수 보험사가 외화 유가증권의 약 90%를 환헤지하고 있다”며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수의 보험사 관계자도 “외화자산 평가손실은 대부분 파생상품 평가이익으로 상쇄되고 있다”며 “지급여력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보험사의 장외파생상품 통화선도 거래규모는 361조원에 달한다. 보험사의 전체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의 약 84%에 달하는 규모다.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헤지 수요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화 자산이 미국 외에 유럽, 호주, 중국 등 여러 국가 통화로 분산돼 있다는 점도 리스크를 줄이는 요인이다. 일부 통화에서는 오히려 환차익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일례로 지난해 말 원·유로 환율은 유로당 1530원 초반대였지만, 전일 1550원 수준으로 오히려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