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생명, H종신 7년·10년납 '판매중단'…손실계약 전환 우려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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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1 11:20 | 최종 수정 2024.11.0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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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이 'The H 종신보험'의 7년·10년납 판매를 중단한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보험해지율 개편안이 적용될 경우 대량의 손실계약이 발생할 것을 우려,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날부터 The H 종신보험의 7년납과 10년납 판매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또 5년납 상품 판매시 설계사에 제공하는 13월차 시책도 절반가량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The H 종신보험은 95% 이상이 5년납 위주로 판매돼왔다"면서 "상품 포트폴리오 효율성 제고를 위해 7년납과 10년납 판매를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7년납, 10년납을 선호하는 고객은 건강플러스종신보험, 암플러스종신보험 등 다른 상품으로 가입이 가능하다"며 "시책은 법인보험대리점(GA)별로 달리 운영하고 있으므로 정확한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스크 관리가 시급해진 한화생명이 서둘러 조치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보험상품 전문가는 "건강플러스종신보험이나 암플러스종신보험은 보장성격이 추가돼 있으므로 10년 시점 해약환급률이 낮다"면서 "대량해지율 가정이 두 상품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판매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The H 종신보험의 7년·10년납 상품 판매만 중단한 것은 금융당국이 논의 중인 해지율 가정이 적용될 경우 손실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단기납종신보험의 해지율 적용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단기납종신보험과 같이 해약환급률이 기준치 이상인 무·저해지 보험의 경우 대량해지율 가정을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량해지율 가정이 적용되면 단기납종신보험의 10년 시점 해지율은 30~50%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7년·10년납 상품은 보험계약마진(CSM)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한화생명이 손실계약 전환을 피하기 위해 판매를 중단했다는 시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기납종신보험이 판매된지 약 3년이 흘렀으므로 각 사별로 유지율 데이터가 있을 것"이라며 "해당 계약들의 현재 유지율이 높은 수준이라면 완납 후 10년 시점에 대량 해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납종신보험을 많이 판매한 보험사려면 당연히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 IB업계 보험전문가도 "한화생명만큼 단기납 종신보험을 대량 판매한 보험사는 없다"면서 "판매 계약 중 상당수가 손실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이미 업계에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생명도 금일부터 더행복종신보험, 간편더사랑종신보험 7년납, 10년납의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 삼성생명은 환급률 등 일부 상품 개정 후 판매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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