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째 아이를 임신한 A씨. 국민행복카드가 산모에게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며, 육아정보 플랫폼을 통해 카드를 신청하면 사은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터넷 맘카페를 통해 알게 됐다. 국민행복카드 카드사별 혜택 비교를 위해 육아정보 플랫폼에 가입했더니 얼마 후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로부터 태아보험 상담 제안 연락을 받았다.
정부가 지원하는 국민행복카드가 산모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당수 GA가 국민행복카드를 소개하는 육아정보 플랫폼과 제휴, 영업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어서다. 설계사가 관련 법규를 위반하더라도 준법감시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개인정보 불법 유통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뉴스포트 취재에 따르면 국민행복카드 발급시 혜택 이벤트를 제공하는 육아정보 플랫폼은 베베폼, 베팡몰, 미즈톡톡, 맘스다이어리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모가 카드사에 신청하는 대신 이들 플랫폼을 통해 국민행복카드를 신청하면 현금이나 고가의 사은품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선 플랫폼에 가입해야 한다. 회원 가입시 가입자는 '개인정보 제3자 정보제공' 동의 절차를 거친다. 정보제공에 동의한 가입자의 개인정보는 보험사뿐 아니라 지에이코리아, 유퍼스트, 글로벌금융판매, 프라임에셋, 케이지에이에셋, 인카금융서비스 등 대형 GA에도 전달된다. 베베폼, 베팡몰, 미즈톡톡은 제3자 정보제공 동의를 필수 항목으로 설정했다. 즉 동의하지 않으면 회원 가입조차 못한다.
맘스다이어리만 제3자 정보제공 동의를 고객 선택 항목으로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맘스다어리 관계자는 "자사는 제3자 정보제공 동의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게끔 설정했다"면서 "게다가 현재로선 GA나 보험사 등과의 제휴를 중단한 상태로 약관을 업데이트 하지 않은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국민행복카드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국가바우처 서비스를 하나의 카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카드다. 카드 발급 후 사용자 사정에 맞는 바우처서비스를 신청하면 임신·출산 진료비부터 기저귀·조제분유, 보육료, 유아학비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받을 수 있다. 바우처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연회비 없이 일반카드처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출산을 앞둔 산모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이 육아정보 플랫폼과 연계해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이유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과거엔 카드모집인들이 백화점이나 마트 등을 직접 다니며 영업했지만 요즘은 온라인 플랫폼과 제휴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산모들의 관심이 많은 국민행복카드의 속성상 육아정보 플랫폼과 제휴 영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플랫폼들도 자체 기획력과 자금력만으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다 보니 제휴 영업을 하고 있다"며 "플랫폼을 통해 매출이 발생하면 카드사로부터 받는 자금으로 사은품 제공 등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GA에 전달된 산모의 개인 정보가 불법 유통될 위험이 크다는 데 있다. 영업논리가 우선인 GA 특성상 준법부서의 인력 부족과 준법 인식 결여가 큰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로 일부 GA 설계사는 보험업법을 위배해 영업하고 있었지만 준법감시인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금융당국도 산모의 개인정보 불법 유통에 대한 위험이 크다는 시각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적지 않은 GA 설계사가 특별이익 한도를 넘어선 사은품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허위 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면서 "보험계약 체결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상담 과정에서 수집한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불법 유통하는 경우도 적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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