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어디서 뭐했죠?"...간병인 허위 청구건 늘자 이런 요구 많아져

구글 지도 등 타임라인 위치기록 요청...보험금 누수 방지 목적
간병인보험 활성화된데 따른 영향

여지훈 승인 2024.10.07 14:53 의견 0

보험사들이 간병인의 타임라인(위치기록)을 요청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위 간병인 사용으로 인한 보험금 누수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보험금 지급 지연으로 인해 소비자와 분쟁도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가 가입자의 간병인 사용일당 보험금 청구건에 대해 지급 심사를 강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허위 간병인 사용 의심건에 대해 간병인의 구글 지도 타임라인 등 위치기록을 요청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병인 사용일당은 질병·상해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면서 간병서비스를 받는 경우 간병인 사용일 1일당 정액금액을 보장하는 담보다.

[이미지=구글 지도 타임라인 갈무리]

구글 지도 타임라인은 스마트폰 등을 통해 구글 지도를 사용하는 이가 본인의 위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특정 일자나 시간대에 방문했던 장소와 이동 경로 조회가 가능하다. 다만 간병인이 타임라인 기능을 꺼 놓는 경우도 있어 현실적으론 간병 사기 적발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병원 간병 기록일지상 외출이 잦거나 누락된 부분이 많은 건에 한해 간병인의 위치기록 정보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자료 제출 거부시엔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도 "모든 보험금 청구건에 자료를 요청하지는 않는다"면서 "가족 간병 등 특수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병인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더라도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 "지급 심사가 길어지면서 소비자와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간병인 사용일당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보험사와 소비자 간 분쟁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최근 간병인 플랫폼 활성화로 인해 가족 간병이 급증하면서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간병인이 타지에 있거나 다른 일을 했음에도 간병했다고 속이면서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간병 시간과 간병인 사용금액을 부풀리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광주경찰청은 지난 7월 간병 사기 혐의로 약 200명의 피의자를 송치했다. 환자와 간병인, 간병업체, 보험설계사가 공모해 환자가 간병인을 고용하지 않았음에도 사용한 것처럼 허위 영수증을 발행, 보험금을 편취한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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