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정보 플랫폼과 제휴, 산모들에게 태아보험을 팔아온 설계사들이 금융당국의 조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해 보험업법에서 금지하는 특별이익(리베이트) 한도를 크게 웃도는 금품을 제시한 게 드러나면서다. 우수인증설계사 이력을 보유한 설계사도 있어 보험업계 전반의 신뢰성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일 뉴스포트의 취재에 따르면 육아정보 공유 플랫폼 '베베폼'과 제휴한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들이 산모의 태아보험 가입시 과도한 특별이익을 제공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월 보험료의 500%에 달하는 현금 페이백 또는 30만~50만원에 달하는 유모차와 카시트를 지급한다면서 보험 가입을 유도했다.

베베폼은 국민행복카드 발급시 카드사별 혜택, 지역별 출산장려금 등 육아 관련 정보를 비교·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국민행복카드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19종의 국가바우처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카드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국민행복카드를 검색하면 가장 상단에 노출되는 임신·육아 플랫폼이 베베폼이다. 이 베베폼을 통해 국민행복카드를 비교 후 신청하면 태아보험 안내메시지가 발송되는 식이다.

[이미지=베베폼 통해 국민행복카드 신청시 받는 안내 메시지 갈무리]

베베폼은 산모들을 대상으로 '임신박스' 이벤트 등도 진행한다. 산모가 이름과 휴대전화, 주소, 이메일 등 개인정보를 기입하고 임신박스를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기저귀, 물티슈, 아이 양말 등이 포함된 구성품을 제공하는 식이다.

산모는 베베폼 회원 가입 또는 임신박스 신청시 '제3자정보제공'에 동의해야 한다. 산모의 개인정보는 제휴한 GA와 보험사 등에 제공된다. 이후 해당 정보를 받은 각 사 설계사가 산모에게 연락해 보험 상담을 진행하고 가입을 권유한다.

즉 '임신박스' 등의 이벤트를 미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고 이 개인정보를 제휴한 GA에 판매하는 것. GA 소속 설계사는 임신부에게 태아보험을 팔아 이익을 내는 구조다.

[이미지=보험가입시 GA 설계사 사은품 안내 메시지 갈무리]

베베폼과 제휴한 GA 소속 설계사는 월 보험료 4만원대 어린이종합보험 가입시 20만원, 10만원대 가입시 50만원을 돌려준다고 유혹하고 있었다. 국내 검색 포털에서도 베베폼을 통해 보험 가입시 월 보험료의 5배에 달하는 현금이나 30만~50만원어치 유모차를 받았다는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보험업법 시행령 제46조(특별이익의 제공 금지)에 따르면 보험계약 모집 종사자는 초년도 연납 보험료의 10%와 3만원 중 적은 금액만 가입자에게 특별이익으로 제공할 수 있다. 어린이종합보험의 월 보험료를 4만원으로 잡아도 연납 보험료는 48만원이다. 즉 4만8000원과 3만원 중 더 적은 금액인 3만원 내에서만 금품 지급이 가능하다.

지난해 6월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개정되면서 보험계약에 따라 보장되는 위험을 감소시키는 물품이라면 초년도 연납 보험료의 10%와 20만원(소비자가격) 중 적은 금액에 상응하는 물품 제공이 허용됐다. 하지만 블로그에 소개된 유모차나 카시트 가격은 30만원을 초과한다. 여기에 기타 사은품까지 추가된다.

유모차나 카시트가 보장 위험을 감소시키는 물품인지도 논란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베이비페어, 육아 관련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알게 된 고객에게 어린이보험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가의 카시트, 유모차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특별이익 제공 금지 위반 사례로 소개했다.

특별이익 제공 금지 규정을 위반한 설계사는 등록취소 및 6개월 이내 업무정지 등의 제재가 부과된다. 또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는 금품 제공자뿐 아니라 금품을 요구해 수수한 계약자나 피보험자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설계사들의 특별이익 제공 금지 규정 위반 소지가 커 보인다"면서 "해당 내용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포트 여지훈 BRsum@newsport.co.kr 여지훈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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