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억씩 5년 동안 총 6억이나요?"...이런 암보험 나왔다
진단비에서 치료비 중심으로 보장 진화
체증식 정액보장...보험료 부담은 '싹뚝' 보장은 '쑥쑥'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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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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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 환자 A씨. 그는 암 치료기간 5년 동안 연 1억2000만원씩, 총 6억원을 보장 받았다. 해당 보험은 '암 주요치료비 특약'이 포함된 건강보험. 이 특약은 암 치료기간 동안 연 2000만원씩 보장하며 종합병원에서 치료시 연 1억원을 추가 보장한다. 저렴해 가입한 보험이 효자상품이 된 셈이다. 덕분에 면역항암제나 양성자치료 등 고가의 치료기술도 부담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암 진단 후 최대 6억원까지 보장하는 암 치료비 특약이 인기다. 표적항암·면역항암치료 등 차세대 치료기술에 대한 준비가 필요했음에도 보험료 부담으로 가입을 망설였던 소비자가 이 상품을 찾고 있다. 손해보험사가 판매하는 상품이 인기를 끌자 일부 생명보험사도 비슷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가 지난달부터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비 특약을 판매 중이다. 해당 특약은 암 특정치료(암수술·항암약물·항암방사선 등)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암 주요치료비 특약이다.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서 암 치료를 받을 경우 의료비 구간에 따라 보험금을 차등 지급하는 종합병원 암 주요치료비 특약도 큰 호응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입금액 2000만원으로 암 주요치료비 특약에 가입했다면 암 진단 후 암 특정치료시 매년 2000만원, 5년간 총 1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된다. 급여와 비급여 항목, 전이암과 재발암 여부와 무관하게 정액 보험금이 지급된다. 다만 진찰료, 입원료, 마취료 등은 제외다.
종합병원 암 주요치료비 특약을 더하면 보장이 한층 강화된다.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서 암 특정치료시 연간 본인부담금 합계액이 1000만~2000만원이라면 1000만원, 2000만~3000만원이라면 2000만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1억원 이상일 경우 1억원, 5년간 최대 5억원을 보장한다. 구간별 정액 보험금을 나누고 있지만 실제 손해액과 흡사하게 보장해 사실상 '정액형 실손의료보험'과 같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평가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상품은 암 치료를 보장하는 종합보험"이라며 "여러 담보로 나눠져 있어 선택의 어려움이 있던 기존 상품과 달리 치료받은 만큼 보장을 받는 실손보험 성격이 있다"고 밝혔다.
한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관계자도 "진단비, 수술비 등 여러 특약을 따로 가입하는 것보다 가성비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면서 "상품 구조도 어렵지 않아 설계사가 고객에게 이해시키기도 수월하다"고 말했다.
차세대 의료기술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간 고가의 치료비 탓에 면역항암제나 양성자치료 등을 꺼렸던 환자들까지 큰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
한 보험사 관계자는 "그간 경제적 부담으로 고가의 치료를 포기했던 암 환자들이 차세대 치료기술을 누릴 길이 열렸다"면서 "진단비 중심 보장에서 치료비 중심 보장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암 보험도 진화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일부 생명보험사도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경쟁사 진입 전 시장을 선점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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