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S' 삼성생명·화재도 위험...보유 시장위험액 업계 최고

삼성전자 주식 보유 영향...건전성 비율은 '안정'

여지훈 기자 승인 2023.07.13 17:47 | 최종 수정 2023.07.13 18:05 의견 0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경쟁사 대비 시장 변동에 따른 위험이 업계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보유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위험액이 총위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큰 것이 배경이다.

13일 금융감독원과 각사 경영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시장위험액은 각각 18조5845억원, 5조735억원으로 추정됐다. 각 위험 간 상관관계를 감안한 총위험액(25조9404억원, 10조377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1.6%, 48.9%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시장위험액은 주가, 금리, 환율, 부동산 등 시장가격의 변동으로 인해 회사가 입을 수 있는 잠재적인 손실액을 말한다.

[사진=삼성생명, 삼성화재]

경쟁사인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시장위험액은 5조4810억원으로 총위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4%였다. 이외 ▲미래에셋생명 37.8% ▲교보생명 35.0% ▲현대해상 31.9% ▲동양생명 31.8% ▲DB손보 27.2% ▲DB생명 26.3% ▲메리츠화재 22.4% 등이었다.

모두 신지급여력제도(K-ICS) 전환에 따른 경과조치(제도 적용 일시 유예)를 적용하기 전 수치다.

삼성그룹 계열 보험사들의 시장위험액 비중이 높은 것은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보유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즉 주식위험의 증가로 시장위험액이 커진 것.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일반계정 보통주 기준)은 각각 8.51%, 1.49%다.

주식위험은 결산시점 회사가 보유한 주식의 가격과 총수를 곱한 값에 다시 주식위험계수를 곱해서 구한다. 지난 3월 31일 기준 삼성전자의 종가는 6만4000원. 당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주식수로 계산하면 각각 32조5220억원, 5조6833억원이다.

우리나라는 선진시장에 해당하므로 주식위험계수 0.35를 적용한다. 따라서 삼성전자 주식 보유로 인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식위험 추산액은 각각 11조3800억원, 1조9900억원이다. 앞서 시장위험액의 약 60%, 40%에 이르는 수치다.

다만 시장위험액이 커진 만큼 상대적으로 다른 위험액 비중은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말 구제도 아래서 시장위험액을 제외한 위험액의 비중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각각 85.8%, 94.4%였다. 이 수치가 올해 1분기 28.4%, 51.1%로 급감한 것.

삼성생명 관계자는 "구지급여력제도(RBC) 아래서는 주식위험을 신용위험액에 포함했지만 K-ICS에서는 시장위험액에 포함했다"며 "위험을 분류한 계정이 바뀐 것이므로 지급여력이 낮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즉 지급여력제도 변경에 따른 착시라는 것.

한편, 올해 1분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K-ICS 비율(경과조치 적용 전)은 각각 219.5%와 275.2%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갑독법규상 유지 비율인 100%는 물론, 금감원 권고치인 150%를 훌쩍 웃돈다. K-ICS는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도록 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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