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의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저축기능을 강조한 판매 방식을 지양하라고 주문하면서다. 우선 금융당국은 각사 자율적으로 상품 개정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저축 기능을 강조한 판매 방식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보험사 상품개발부서 임원을 소집, 단기납 종신보험 개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금감원은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강조해 판매하는 방식을 지양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금융감독원]

단기납 종신보험은 통상 납기가 10년 이하인 종신보험을 말한다. 과거에는 20년납 상품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저축기능을 강조하며 해지환급금은 증가하고 납입기간은 짧아져왔다. 현재는 5년납·7년납이 종신보험 주력 상품 군이다. 또 납입이 완료되면 해지환급금은 통상 원금 이상이 된다.

향후 나올 자구책을 크게 2가지로 압축, 전망하는 분위기다.

첫 번째로 완납시점의 환급률을 낮추는 방안이다.

현재 대부분의 단기납 종신보험은 납입 완료 시점에서 해지환급률이 납입한 원금보다 높다. 가령 5년 완납시 환급률이 110%에 달한다. 5년간 총 1000만원의 보험료를 납입한 고객이라면 5년이 지나 해지할 경우 1000만원에 추가 100만원의 수익을 돌려받는다.

단기납 종신보험이 보장성보험임에도 불구 저축성보험으로 오해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감원은 완납시 환급률을 100% 미만으로 설정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입을 완료해도 원금회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저축성상품으로 오인 판매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다.

두 번째로 납입완료 보너스를 줄이는 방안이다. 생보사들은 보험료 완납 시점에 높은 수준의 납입완료 보너스를 지급해왔다. 납입완료 보너스도 단기납 종신보험의 저축기능을 강조, 환급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납입완료 보너스 지급 수준을 낮추면 단기납 종신보험 원금회복 기간이 길어진다. 이 역시 저축성상품으로 오인 판매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금감원은 생보사들이 상품 개정과 관련 대책 마련을 위한 준비기간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이 생보사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체 종신보험에서 단기납 종신보험 비중(초회보험료 기준)은 2019년 8.4%에서 지난해 상반기 41.9%까지 급증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상품개발 임원은 "단기납 종신보험이 생보사의 주력상품"이라며 "당국도 이 점을 알기 때문에 일정한 준비기간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포트 여지훈 BRsum@newsport.co.kr 여지훈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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