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에 빠진 푸본현대생명]③ “신계약 늘리려 GA에 막 퍼줘”...장기 수익성은 ‘불안’

영업채널 활성화 위해 사업비·시책 늘려

여지훈 승인 2023.05.08 07:28 | 최종 수정 2023.05.08 09:20 의견 0

[편집자주] 이재원 대표가 이끌고 있는 푸본현대생명이 암초에 부딪혔다. 퇴직연금·자산운용·보험영업 모두 침몰하고 있어서다. 뉴스포트는 푸본현대생명의 현 주소를 조명해본다.

◆기사 게재 순서
① “믿었던 퇴직연금마저” 안정된 수익은 ‘옛 말’
② “6.6%로 끌어와 투자, 수익률은 4%”...역대급 이차손 낼 듯
③ “신계약 늘리려 GA에 막 퍼줘”...장기 수익성은 ‘불안’

“GA 시장은 '돈 주고 돈 먹는 시장'입니다. 투자한 만큼 영업이익이 커지죠.”

보험업계에 오랜 시간 몸담은 한 관계자의 말이다. 회사별 상품 경쟁력이야 도토리 키 재기니, 보험영업이익을 늘리기 위해선 법인보험대리점(GA)에 지급하는 돈(시책)을 늘려 더 많은 돈(계약)을 사와야 한다는 뜻이다. 수년간 GA 채널에 빗장을 내건 푸본현대생명이 재기하려면 그만큼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는 의미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GA 채널 확장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GA는 전략적 영업채널로 확대를 강조한 채널이다. 이에 CSM(계약서비스마진) 성장은 더딜 것으로 관측된다. CSM은 보험사의 이익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사진=푸본현대생명]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021년 10월 ‘맥스위대한경영인정기보험’을 출시, GA시장을 다시 노크했다. GA 채널 확대는 이재원 사장의 특명이었다. 이 사장의 특명으로 푸본현대는 GA 시장에 본격적으로 문을 두드렸다. 지난 2017년 GA 등 대면채널에서 영업을 중단한 후 약 5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초기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2021년 10월까지 GA채널에서 발생한 초회보험료 매출은 700만원에 불과했다. GA 확대를 위해 신상품까지 개발했지만 결산 시점까지 매출은 1억원도 되지 않았다.

지난 2022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이재원 사장은 ‘변화를 위한 새로운 사업에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대응’하라며 GA 채널 확대를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 결산시점 GA 채널에서 발생한 초회보험료는 16억원에 불과하다. 이재원 사장의 염원이 불발에 그친 것이다. 참고로 2016년 GA 채널 초회보험료 250억원이 넘었다.

2016년 1조150억원에 달했던 대면채널 초회보험료 매출은 2017년 1497억원, 2018년 118억원까지 주저앉았다. 2017년은 푸본현대생명이 대면채널을 폐쇄한 시기다. 초회보험료란 보험 가입 후 처음 납부하는 보험료다. 장기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올해 초에는 원픽종신보험 등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 한편 대형 GA를 중심으로 판매제휴를 강화했다. 또 판매에 따른 추가 보너스인 시책도 높였다. 그러나 신한라이프, DGB생명, 처브라이프 등 경쟁사가 상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대응했다. 그러자 푸본현대생명 매출은 다시 주춤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업계 최대 수준의 시책을 제시한 동시에 환급률까지 높여 역공을 펼쳤다. 이에 지난 4월 1개월 동안 초회보험료 약 10억원을 달성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이처럼 시책과 환급률을 높이면 수익성이 저하된다.

즉 당장 신계약이 많아질 수는 있겠지만 과도하게 시책을 높여 사업비를 늘리면 향후 이익이 감소한다. 또 환급금을 높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보험사는 들어오는 보험료 대비 사업비와 보험금(환급금) 지급이 적어야 돈을 번다. 보험료는 낮춘 반면 시책과 환급금을 높이면 수익성이 저하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푸본현대생명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GA를 중심으로 한 대면시장 공략이 필수”라면서 “GA시장에서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험사의 수익성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매출을 늘리려면 당분간 수익성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포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