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보험 가입하고 고의사고 내라고? 금감원, 가당치 않은 소리

자부상 담보 확정...보상횟수 제한·단독사고 면책은 빠져
자동차보험과 연계...부상 12~14등급 30만원 확정

김승동 승인 2023.01.09 10:53 | 최종 수정 2023.01.10 07:22 의견 0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 이슈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운전자보험 자동차부상치료비(자부상) 담보가 확정됐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운전자보험 자부상 치료비 관련 보험금 지급 조건이 확정됐다. 자보상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0월부터 금융감독원이 업계와 논의했다. 고의사고로 보험금을 타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모럴해저드가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이 업계와 논의했던 내용은 ▲부상 보험금 축소 ▲의무서류 추가 ▲보상횟수 제한 ▲단독사고 면책 등 네 가지다.


이 중에서 부상급수 12~14등급의 경우 논의되었던 것처럼 30만원이 한도로 확정됐다. 또 업계 누적으로도 30만원까지만 가입 가능하다. 부상급수는 1등급부터 14등급으로 구분한다. 1등급일수록 부상정도가 심한 것을 의미한다. 12~14등급은 단순 염좌 등 가벼운 부상이다.

의무서류는 자동차보험 처리 내용과 교통사고사실확인원 등이다. 기존 일부 회사는 진단서만으로도 보험금을 지급했다. 다시 말해 자동차보험과 연계, 자동차보험에서 처리한 건만 운전자보험에서도 사고로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논의되었으나 확정되지 않은 것도 있다. 보상횟수 제한과 단독사고 면책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연 3회 이내에서만 보상하는 방안을 업계에 제안했다. 그러나 연 3회 이상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에 연 3회를 초과해도 자부상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게 됐다.

이는 1회 30만원 한도로 12~14등급 자부상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고의사고 등 모럴해저드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는 게 배경이다. 즉 고의사고를 내도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단독사고시 보상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제외됬다. 고의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단독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업계의 의견을 존중하다는 후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업계와 논의한 자부상 담보 축소 내용이 모두 적용될 경우 운전자보험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었다”며 “보험업계 목소리를 반영하면서도 모럴해저드 가능성을 줄이는 합리적인 방안이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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