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화재, IFRS17 '위기 아닌 기회'...강소보험사 도약 노린다

장기보험 비중 높아 CSM 확대...실손보험 손해율 개선 효과 '톡톡'

김승동 승인 2023.01.04 06:29 | 최종 수정 2023.01.04 14:29 의견 0

흥국화재가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강소 보험사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 비중이 높은 것이 배경이다. 또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료 인상 및 제도개선 효과도 볼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지난해 3분기 145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지난해 결산 시점 약 1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021년 720억, 2020년 259억원 대비 대폭 높아진 수치다.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한 배경은 사업비의 효율적 집행, 손해율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까지 3347억원의 사업비를 집행, 순사업비율 18.4%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사업비율 21.1% 대비 2.7%포인트 개선됐다. 흥국화재가 매년 약 2조5000억원의 보험료 수입을 올리는 것을 감안할 때 결산시점까지 약 600~700억원 정도 순사업비를 축소한 것이다.

사업비는 보험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발생한 비용으로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모집수수료 및 유지관리비 등이 포함된다.

사업비를 감축했음에도 주요 상품의 판매량은 줄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흥국화재 장기보험 매출액(수입보험료)는 2조1747억원을 기록했다. 결산시점까지 약 2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1년 2조8886억원, 2020년 2조8556억원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치다.

사업비를 감축했음에도 장기보험의 매출은 줄어들지 않은 것. 사업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손해보험사는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일반보험 등 3가지 영역으로 사업을 구분한다. 흥국화재는 장기보험 비중이 약 90%에 달한다. 장기보험은 자동차보험이나 일반보험 대비 보험기간이 길어 수익성이 높은 상품군으로 구분한다.

손해율 하락도 영업이익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장기보험 손해율은 95.7%로 2021년 103.1% 대비 약 7.4%포인트 개선됐다. 손해율 개선 효과로 300~400억원 정도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한데다 손해율까지 안정화되어 흥국화재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흥국화재의 장기 성장성도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장기보험 비중이 높다는 것이 배경이다.

IFRS17 도입 후 보험사의 성장성을 파악하기 위해 살펴야 할 주요 지표는 CSM(보험서비스마진)이다. CSM은 특히 과거 장기보장성보험을 얼마나 판매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경쟁사들의 장기보험 비중은 통상 80% 내외다. 반면 흥국화재의 장기보험 비중은 90%에 달한다. CSM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보험 비중이 높다.

흥국화재는 과거 가입한 1세대, 2세대 실손보험 비중이 경쟁사보다 높다는 점이 상대적 약점이다. 1세대, 2세대 실손보험은 대표적인 손실계약으로 CSM을 갉아먹는 상품이다. 긍정적인 점은 보험료가 매년 인상되는 추세라는 점이다. 올해도 8.9% 인상됐다. 보험료 인상을 통해 과잉진료 가능성이 낮은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인 셈이다. 실손보험으로 인한 CSM 축소 효과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보유계약 건수 기준(2022년 6월)으로 1세대는 23.1%, 2세대는 46.4%, 3세대 25.0%, 4세대 5.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흥국화재는 중소형사라는 특징으로 회계전환에 대한 이슈 분석에서 소외되어 있는 듯 보인다”며 “장기보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실손보험과 관련 문제도 해결되고 있어 IFRS17 적용 후 이익은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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