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영 법무법인 시공 보험전문변호사 suhye924@naver.com
보험에 가입하고 수술을 받았다면, 수술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험금을 받을 수도 있고,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언제 수술을 받았는가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가능성도 달라진다.
이유는 보험약관에서 정의한 수술의 의미와 범위에 대한 해석이 시기에 따라 달라져 왔기 때문이다.
최수영 법무법인 시공 보험전문변호사
과거 수술의 의미와 범위는 별도로 정의하거나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수술(手術)은 그 사전적 의미에서 출발했다. 전통적인 수술은 손을 사용한 의술을 의미했으며, 환자 신체의 일부를 자르거나 째는 등의 외과적인 치료방법을 뜻했다. 이에 따라 신체의 일부를 자르거나 째는 등의 외과적인 치료방법을 사용한 경우에만 수술에 해당한다는 해석이었다.
그러나 수술의 정의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외과적인 수술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한해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견해가 나온 것이다.
가령 과거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결정 사례를 보면 갑상선 결절 치료를 위한 고주파절제술을 보험약관의 수술에 정의에 부합하지 않다고 봤다. 수술이라 함은 ‘몸의 일부를 째거나 도려내거나 하여 병을 낫게 하는 외과적인 치료방법’을 말하는데, 고주파 절제술은 수술로 보기보다는 의료적 처치에 가깝다고 한 것(제2007-22호).
그러나 대법원은 금감원과 견해를 달리했다. 보험약관에서 수술비의 지급대상이 되는 수술에 대해 외과적 치료방법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고, 고주파 절제술도 넓은 의미의 수술에 포함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외과적 치료방법으로 제한하고 있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이상, 해석에 있어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넓은 의미의 수술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판시했던 것(2011다30147).
또 대법원은 폐암치료를 위한 폐색전술에 대하여 ‘암보험 약관에는 보험금 지급 대상을 직접적 수술 행위로만 규정할 뿐 수술의 의미를 명확하게 제한하지 않았으므로 색전술도 넓은 의미의 수술’이라고 판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2010다28208).
대법원이 수술에 대한 해석을 넓게 하자 보험 약관은 별도의 조항을 뒀다. 수술의 의미나 범위에 대해 상세히 규정한 것이다.
즉 의사가 치료를 목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로서 의사의 관리하에 의료기구를 사용하여 생체에 절단, 절제 등의 조작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했다. 또 보건복지부 산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로부터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최신 수술 기법도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했다. 다만 흡인, 천자, 신경차단 등의 경우에는 명시적으로 수술의 범위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다시 신의료기술과 관련해서 ‘보건복지부 산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제도변경시 동 위원회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로부터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최신 수술기법으로 생체에 절단, 절제 등의 조작을 가하는 것도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신의료기술은 안정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은 최신 수술기법 외에 생체에 절단, 절제 등의 조작요건을 추가했다.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최신 수술 기법이라는 요건 외에 절단, 절제 등의 조작요건이 추가되었다는 것은 신의료기술의 의미나 범위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 것일까.
앞서 수술(手術)은 손을 사용한 의술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외과적 수술은 손으로 생체에 절단, 절제라는 조작을 가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반면 최신 수술기법은 손을 사용하는 대신에 최신 의료기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즉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손을 사용하지 않는 의술이 많아졌다. 따라서 조작의 범위를 반드시 절단, 절제로 한정시킬 이유는 없다. 조작에 강조를 두는 것이 옳고, 그 조작형태가 반드시 절단, 절제에 국한될 이유는 없다고 봐야 한다.
최신수술기법은 당연히 신체에 조작하는 것을 포함하므로 기존의 규정대로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최신 수술 기법도 포함’한다는 문구의 내용과 해석상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전통적인 수술방법이 최신 수술 기법에 의해 대체된 것이라면 신의료기술에 의해 절단, 절제하지 않고도 신체에 조작을 가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합당한 해석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보험약관에서 ‘수술’을 해석함에 있어서 ‘절단, 절제’는 단순한 예시로 보고 ‘조작’에 강조하는 해석을 하는 것이 최신수술기법의 의미에 보다 충실하다고 할 것이다.
최수영 법무법인 시공 보험전문변호사 suhye9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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