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파트너스가 출범 직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가 여전히 적자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출범 과정에서 원수사와 갈등을 겪고 성취한 성과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금융파트너스는 올해 상반기 9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 25억원에서 크게 증가했다. 삼성금융파트너스는 지난해 11월 삼성생명 전속 대리점 72곳이 합쳐 설립한 초대형 독립형 GA다.

[이미지=삼성금융파트너스]

반면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올 상반기 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160억원) 대비 적자 폭은 줄었지만, 출범 이후 흑자를 낸 해는 2020년 25억원이 유일하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2015년 5월 삼성생명이 400억원을 출자해 세운 자회사형 GA다.

양사는 실적에서도 차별화가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삼성금융파트너스의 생명보험 신계약은 2만3931건으로, 이 중 삼성생명 계약은 1만1744건(49%)에 불과하다. 금액 기준으로도 144억원 가운데 85억원(59%)만이 삼성생명 계약이다. 지난해까지 신계약 전부가 삼성생명 몫이었던 것과는 대비된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5만2100건 중 무려 5만68건(96%)이 삼성생명 계약이었다. 금액 기준으로도 95%가 삼성생명에 집중됐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며 외연을 확대한 삼성금융파트너스가 수익성과 생산성 면에서 앞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금융서비스가 은퇴 임직원을 위한 전관예우 조직에 가까워 효율성과 수익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당초 전속 설계사 중 실적이 낮은 설계사들을 중심으로 설립됐다”며 “퇴직 임직원에게 전관예우 차원에서 자리를 제공한 부분도 수익성과 효율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성 격차도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설계사 수는 삼성금융파트너스 4754명, 삼성생명금융서비스 4018명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수수료 실적은 각각 1920억원과 86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삼성금융파트너스는 70여개 지점이 합병하면서 수수료 실적이 지난해 267억원에서 7배 이상 급증했다.

삼성금융파트너스의 빠른 성장 이면에는 출범 초기 삼성생명과의 갈등이 자리한다. 설계사 500인 이상 대형 GA로서 타사 상품을 비교·안내해야 했지만, 삼성생명은 전속계약을 이유로 이를 제한했다. 삼성금융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생명을 신고하고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했다. 설계사 수천명이 국회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이례적 대응도 이어졌다. [관련기사: [단독] 삼성금융파트너스 3700명, 국회에 긴급 탄원…"삼성생명 갑질 중단해야"]

분쟁은 올해 2월 합의를 통해 일단락됐다. 합의안에는 전속관계 유지, 신한라이프·KB라이프 등 타사 상품 판매 허용, 삼성생명이 제공하는 시책 상향 조정 등이 포함됐다. [관련기사: [단독] 삼성생명-삼성금융파트너스 갈등 봉합...비교설명의무 이행 ‘청신호’] 업계에서는 출범 직후 국내 최대 보험사와 갈등을 겪으면서도 사업 기반을 지켜낸 삼성금융파트너스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출범 과정에서 갑질 논란, 공정위 신고, 국회 탄원까지 겪은 삼성금융파트너스가 단기간에 흑자를 낸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며 “자회사형 GA가 적자에 머무는 동안 독립형 GA가 빠르게 성장한 점은 전속채널 전략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