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갈등을 빚어온 삼성생명과 삼성금융파트너스의 갈등이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 삼성생명이 삼성금융파트너스와 전속관계를 유지하되 비교설명의무를 준수할 수 있도록 타 생명보험사와의 제휴를 허용한 게 핵심이다. 시책(판매성과수당) 수준도 큰 폭으로 상향했다. 다만 일부 영업 지원을 재개하지 않아 실적 회복을 위해선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금융파트너스가 그동안 마찰을 빚어온 두 가지 쟁점에 대해 지난 2월 말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생명은 삼성금융파트너스가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 등 다른 생보사와 제휴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삼금파에 제공하던 시책도 상향키로 협의했다.

[이미지=각 사]

삼성금융파트너스는 비교 설명의무를 준수해야 하는 초대형 GA(설계사 수 약 5000명)다. 보험상품 판매시 대리 계약을 체결한 보험사의 동종 또는 유사 상품 3개 이상(비교가능 상품이 3개 미만이면 전상품)을 비교 설명해야 한다. 이때 비교 설명하는 상품은 다른 보험사 상품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간 삼성생명과의 전속계약으로 인해 타 생보사와 제휴를 맺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삼성금융파트너스 관계자는 "지난 2월 합의 후 생보사 2곳과 제휴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며 "대형 GA로서 상품 판매시 비교설명 의무를 준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KB라이프에 이어 이달부터 신한라이프의 상품 판매가 가능해졌다"며 "삼성생명의 자회사 GA와 최대 10배 가까이 차이 나던 시책도 70~80%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영업 지원은 여전히 원복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은 삼성금융파트너스가 출범한 지난해 말부터 삼성금융파트너스 소속 설계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 세미나 등 영업 지원을 상당 부분 축소했다. 이에 삼성생명 상품 판매 실적도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GA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금융파트너스의 판매 실적(월초보험료 기준)은 총 4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30억원이 KB라이프, 13억원이 손해보험 상품 판매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생명 상품의 실적이 전체 실적의 10% 수준에 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적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 위해선 영업 지원이 재개돼야 한다는 게 삼성금융파트너스의 설명이다.

삼성금융파트너스 관계자는 "과거 오랜 기간 진행해온 상품 교육과 세미나 등 영업 지원이 재개되지 않으면서 삼성생명 상품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조만간 영업 지원이 재개돼 양사가 윈윈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도 "영업 지원이 일부 축소된 것은 맞지만 담당 지점장 인력들이 순회 교육 등 정상적으로 영업 지원을 하고 있다"며 "향후 삼성금융파트너스에서의 상품 매출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비교가능 상품이 3개 미만인 경우를 허용하는 현행 감독규정을 손질할 예정이다. 대형 GA가 상품 판매시 의무적으로 동종·유사 상품을 3개 이상 설명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 보험개혁회의에서도 대형 GA와 특정 보험사 간 독점 계약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양사의 합의 역시 이러한 기조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