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리설’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인카다이렉트와 인카금융서비스가 소통 국면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다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17일 뉴스포트 취재를 종합하면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와의 관계 재정립을 위한 대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측은 수수료 약정과 경영 내 역할 분담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3월 김선식 인카다이렉트 대표가 이전보다 강경한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게 업계 복수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미지=인카금융서비스]

갈등의 원인으론 김선식 대표와 최병채 인카금융서비스 회장이 동업 관계임에도 역할과 권한, 수익 분배 등을 놓고 그동안 이견을 좁혀오지 못한 점이 꼽힌다. 현재 김선식 대표는 인카금융서비스 다이렉트 채널을 총괄하면서 부사장직도 겸하고 있다. 과거 대표로 있던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며 현 체제가 구성됐다.

최근 GA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대명화학이 인카다이렉트에 투자 의사를 타진한 것도 갈등에 기름을 부은 요소로 꼽힌다. 대명화학은 과거 어센틱금융그룹에 이어 지난해 지금융서비스, 더금융서비스에 연달아 투자하며 GA업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GA업계 한 관계자는 “어센틱금융그룹 종속회사인 제니스금융그룹이 인카다이렉트가 들어올 경우를 염두에 두고 설립됐다는 얘기가 있다”며 “제니스가 최근 보험사들과 제휴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고 말했다.

인카다이렉트에는 약 4800명의 설계사가 소속돼 있다. 이들이 이동할 경우 제니스금융은 단숨에 초대형 GA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한 GA 대표는 “설계사 수가 곧 시장 지배력으로 직결되는 구조에서 인카다이렉트의 이동이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당장은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이지만 분리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짚었다.

다른 GA업계 관계자도 “김선식 대표가 대명화학의 투자 제안을 내부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측의 갈등이 수년간 이어져 온 만큼 쉽게 결론을 내리긴 어려운 사안”이라고 말했다.

인카다이렉트와 인카금융서비스의 통합이 오래전 이뤄졌다는 점도 대화의 난망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당시 양측이 체결한 계약이 규모가 작고 보험업 환경이 복잡하지 않던 시기를 반영한 만큼 해석상의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양측 모두 유연한 조율과 양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양측이 최근 소통 국면으로 선회한 배경에는 인카금융서비스의 주가와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인카금융서비스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만6000명의 설계사를 보유 중이다. 조직 4분의 1 이상이 인카다이렉트 소속인 셈. 인카다이렉트가 분리될 경우 단순한 조직 재편을 넘어 기업 구조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병채 회장(지분율 22.1%)은 물론 김선식 대표(지분율 4.9%)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다만 현재로선 양측 모두 분리설을 부인하고 있다.

인카금융서비스의 한 고위 관계자는 “내용증명은 업계에서 흔한 절차일 뿐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시장 해석이 과도하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식 대표는 “문제가 있다면 대화를 통해 푸는 것이 우선”이라며 “현재 인카금융서비스와 원활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에 떠도는 루머가 경쟁 GA에 의해 과장돼 퍼지는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억측이 회사와 영업조직 모두에 해가 될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스포트는 대명화학 측에도 관련 사실을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