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가 단기납종신보험의 대량 해지를 앞두고 연금보험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설계사 본인 계약에도 시책(판매 성과수당)을 인정하면서 차익거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가 지난 2019년 출시한 '7년의 약속 KB평생보험'의 원금 회수 시점이 약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 상품은 업계 최초로 출시한 단기납종신보험이다. 가입 후 7년이 경과하면 납입보험료의 100% 이상을 해약환급금으로 보장한다.
[이미지=KB라이프]
해약환급률이 100%를 넘는 시점은 대량 해지 가능성이 높다. '원금 손실'에 대한 가입자의 심리적 부담이 줄어드는 시점이기 때문. 단기납종신보험의 대량 해지가 예상되면서 연금보험 판매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KB라이프의 '100세 만족 연금보험'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KB라이프는 지난 2023년 10월 해당 상품을 개정, 장기유지보너스를 신설해 해약환급률을 높이고 설계사 수당과 시책도 강화했다. 개정된 상품은 한 주 만에 약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고객과 설계사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애물단지로 전락한 연금보험 시장에서 이례적인 흥행 기록이었다.
다만 최근 설계사 본인 계약에도 시책을 인정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설계사가 본인 명의로 가입한 후 3년만 유지하고 해지하면 상당한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 KB라이프는 해당 연금보험 판매로 지난달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에서 약 130억원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단독] "이래서 잘 팔렸나?"...KB라이프, 100세만족연금 차익거래 '의혹']
복수의 GA 관계자는 "단기납종신보험의 대량 해지가 예상되면서 KB라이프가 공격적으로 연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며 "설계사 본인계약에까지 시책을 지급해 차익거래 목적의 계약이 다수 유입됐다"고 전했다.
KB라이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KB라이프 관계자는 "지난해 말 당사의 유동성 비율은 약 1200%로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연금보험 상품을 판매했다는 추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어 "환수 회차를 30회차로 확대 적용하고 해약환급률이 낮은 연금강화형 상품 위주로 판매해 차익거래도 방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00세 만족 연금보험은 2003년 4월 출시 이후 지속해서 판매경험과 상품 경쟁력을 쌓아온 상품"이라며 "초고령사회 시대에 고객의 장기 연금수령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연금강화형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KB라이프는 연금보험(일반계정 기준)에서 총 1조2659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뒀다. 일반계정 전체 수입보험료(3조3786억원)의 37%에 달한다. 전년인 2023년 연금보험 수입보험료는 6651억원으로 전체 수입보험료의 25%에 그쳤다. 업계 평균도 27% 내외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