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금융당국의 보험 판매수수료율 공개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인보험대리점(GA)은 물론 보험사도 판매수수료 원가 공개는 지나치다는 시각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핵심 논의 사항 중 하나가 보험 판매수수료 정보 공개다. 판매채널·상품군별 수수료율 정보를 공시하고 보험 가입 권유시 소비자에게 상품 수수료율 정보를 제공한다는 게 핵심이다. 소비자의 알 권리가 충족되고 높은 수수료 상품 위주로 판매해온 영업 관행이 줄어들 것이란 게 당국의 시각이다.
[이미지=DALL·E]
보험사와 GA 모두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판매수수료율이 사실상 보험상품의 '원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각 사 영업 경쟁력의 근원을 외부로 노출하라는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상품 수수료율에는 위험률, 사업비 마진 등 다양한 정보가 내재돼 있다"며 "대부분의 보험사가 이를 공개하기 꺼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도 "장기상품인 보험상품은 초기 판매수수료가 월 보험료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며 "장기로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선지급하는 것일 뿐 계약이 유지되지 않으면 환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사정을 모르는 소비자가 수수료율을 보면 오해할 여지가 크다"면서 "보험산업에 대한 불신이 커져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GA업계도 잦은 설계사 이직, 리크루팅 경쟁 심화 등 부작용이 클 것이란 관측이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설계사에게 수수료가 지급되기까지 인건비, 임차료, 시스템 구축비 등 다양한 비용이 차감된다"며 "GA마다 사업구조가 다를텐데 설계사들이 적은 마진의 GA만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설계사의 잦은 이직과 GA간 리크루팅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업계와 협의는 하겠지만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이미 당국 차원에서 해당 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업계와 논의하며 후속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판매수수료 개편을 두고 보험사와 GA 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GA업계는 보험사가 방관하고 있다고 본다. 개편안 논의 과정에서 GA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시각이다. 이에 삼성생명 등 일부 보험사를 상대로 보이콧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