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을 놓고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와 보험사 간 갈등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GA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수수료 개편안이 추진될 경우 대형GA는 보험사를 상대로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GA업계는 전날인 11일 오후 삼성생명 보이콧(불매운동) 관련 내용을 영업현장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7일부터 삼성생명의 GA 교육을 금지하고, 내달 1일부터는 삼성화재의 GA 교육도 취소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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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품 등 상품이 나오면 보험사는 GA에 상품의 내용 및 판매 방식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을 받지 않겠다는 건 상품 판매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업계는 해석한다.
GA업계 관계자는 "개편안 중 판매수수료 원가 공개와 수수료 7년 분급제도에 대한 GA업계의 우려를 그동안 삼성계열 두 보험사가 적극 개진해줄 것을 요청해왔다"면서 "대관 영향력이 큰 두 보험사의 대응이 미온적인 것으로 파악돼 강력한 역할 주문 차원에서 보이콧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판매수수료 개편 문제는 GA업계의 생존권이 걸린 사안"이라며 "삼성계열 보험사들이 계속 미진하게 대응할 경우 설계사 선지급 시책(판매성과수당)을 13차월로 이연지급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GA업계가 보험사를 상대로 보이콧 한 전적을 감안하면 두 보험사가 이번 조치를 좌시하긴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지난 2023년 GA업계는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과도한 설계사 쟁탈전을 지양하기 위한 일명 '정착지원금 자율협약'에 참여하지 않자 한화생명의 상품 판매 시책을 최소 1년 후 지급하겠다며 보이콧에 나섰다. 결국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자율협약에 참여했다.
그보다 앞선 2019년에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에 대한 GA업계의 보이콧이 있었다. 삼성화재가 전속설계사 모집 수수료 개편안을 추진하자 GA업계가 상품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것. 당시 두 보험사가 GA업계의 의견을 수용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선지급 시책을 1년 뒤까지 미루겠다는 건 사실상 해당 보험사 상품을 팔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GA업계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두 보험사가 무대응으로 일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판매수수료 원가공개와 수수료 7년 분급에 대한 GA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으면 보험사 실적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두 보험사가 각 업권의 대표 보험사로서 원만한 협의를 이끌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