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개선된 영업이익을 발판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특히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혁의 최대 수혜 보험사로 꼽히면서 축소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20일 현대해상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7조1669억원, 영업이익 1조24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8.8%, 67.3%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85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5744억원) 대비 48.1% 급증했다. 현대해상은 실적 개선에 보험수익 증가가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현대해상]

여기에 당국이 추진 중인 실손보험 제도 개혁안이 추가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금융·보건당국은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비급여 관리 개선안은 필수의료 급여화, 관리급여 신설, 병행진료 급여 제한, 비급여 항목 재평가·퇴출 등이 골자다. 실손보험 개혁안은 중증·비중증 보상 차등화,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의 계약 재매입, 실손보험 공시 강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 개혁안이 현실화되면 실손보험 손해율이 대폭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손보험 점유율 업계 1위인 현대해상이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현대해상의 실손보험 보유계약 건수는 616만건으로 생명·손해보험업권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보험업계 전체 실손보험 계약의 17.3%에 달한다.

현대해상은 2023년 상·하반기, 2024년 상반기에 걸쳐 각 46만6200건, 49만6500건, 46만7800건의 실손보험 신계약을 판매했다. 매년 손해보험업권 전체 실손보험 신계약의 26~27%에 이르는 수치다.

그간 실손보험은 대표적인 손실부담계약이었다. 손실부담계약은 지출(보험금·사업비)이 수익(보험료)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계약이다. 즉 팔수록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상품인 셈.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 점유율 업계 1위 보험사이기도 하다. 어린이보험 역시 실손보험 위주로 구성됐다. 지난 수년간 사무장 병원과 브로커 등이 결합해 논란이 된 발달지연아동 보험금은 현대해상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였다. 어린이보험은 태아 특약과 함께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인수심사로 거르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현대해상이 과거 판매한 1세대 실손보험의 갱신주기가 5년인 점도 손해율 악화 주범 중 하나였다. 경쟁사들의 1세대 실손보험 갱신주기는 3년이다. 즉 경쟁사가 10년간 3차례 보험료를 인상하는 동안 2차례만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보험료 인상을 통한 손해율 방어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비중이 큰 현대해상은 실손보험 개혁의 가장 큰 수혜 보험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출시되는 다른 보종 상품들도 이전보다 개선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다만 개혁안 시행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제도 개선 효과는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