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셀프 손해사정' 대폭 개선...금융당국도 '방긋'
삼성·교보도 자회사 위탁비율 13%p 이상 감소
금융위, 1일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법제화 통한 구속력 강화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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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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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화생명의 '셀프 손해사정' 비중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소위 '빅3(삼성·한화·교보)' 중 가장 두드러진 감소폭이다. 보험사의 셀프 손해사정을 줄이겠다는 금융당국의 대책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셀프 손해사정은 보험사가 자회사인 손해사정업체에 손해사정업무를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난해 자회사 위탁비율은 58.8%로 전년(97.0%) 대비 무려 40%p나 급감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자회사 위탁비율도 각각 50.6%, 63.3%를 기록하며 전년(63.9%, 77.8%)대비 13%p 이상 떨어졌다.
자회사 위탁 수수료비율 역시 감소했다. 지난해 한화생명의 자회사 위탁 수수료비율은 83.8%로 전년(95.4%)보다 약 12%p 낮아졌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도 각각 4%p, 11%p가량 낮아졌다.
자회사 위탁비율은 전체 손해사정 위탁건수 중 자회사에 위탁한 건수의 비율을 말한다. 자회사 위탁 수수료비율은 보험사가 지급한 전체 손해사정 위탁수수료 중 자회사에 지급한 위탁수수료의 비율을 뜻한다.
앞서 3개 보험사는 이미 지난해 상반기부터 위탁비율을 관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자회사 위탁비율이 직전년도 위탁건수의 50%가 넘는 경우 위탁사 선정기준 및 선정결과 등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홈페이지에 공시하게끔 모범규준을 개정했다. 보험사의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와 보험금 과소지급 등 여러 문제가 지적되면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보험사가 자회사 위탁비율을 직전년도 위탁건수의 50%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보험사로서도 이사회 보고와 공시까지 가기 전에 위탁비율을 관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위탁비율이 여전히 높아 보이는 것은 모범규준 시행 전인 지난해 상반기의 영향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사들은 위탁 손사업체에 더 많은 업무를 위탁함으로써 감소한 자회사 매출분을 고액 수수료 건을 자회사에 밀어주는 식으로 만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자회사와 위탁 손사업체 모두가 득을 봤다는 평가다.
한 손해사정업체 대표는 "사실상 보험사, 위탁 손사업체 모두가 만족하는 상황"이라며 "손해사정 자회사는 고액 수수료 건을 가져가므로 매출이 크게 깎이지 않았고 위탁 손사업체도 기존 대비 더 많은 건을 받게 돼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도 보험사의 일감 몰아주기나 소비자 권리 침해 문제를 완화했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자회사 손해사정 위탁비율을 직전년도 위탁건수의 50%로 제한하는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1일 입법 예고했다. 구속력 있는 규제를 통해 과도한 자회사 위탁을 방지함으로써 손해사정업무 위탁에서의 공정성을 제고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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