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GA협회장 광폭 행보에 GA업계 '의기투합'
정착지원금 자율협약 참여 GA 44개사...연말까지 60개로 확대
여지훈
승인
2023.10.23 16:11 | 최종 수정 2023.10.23 16:26
의견
0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GA협회) 회장의 광폭 행보에 법인보험대리점(GA)이 의기투합하고 있다는 게 보험업계의 평가다. 김 회장은 취임 4개월에 불과하지만 정치권에서 쌓은 협상력으로 돋보이는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김 회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무성했던 하마평도 일축하고 협회장직에 전념한다는 전언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500인 이상 대형 GA 5개사가 '보험대리점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를 위한 자율협약'에 추가로 동참의사를 밝혔다. 이들 GA는 더좋은보험금융, 드림라이프,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 케이금융파트너스, 케이엠아이에셋(가나다 순)이다. 자율협약에 참여한 대형 GA는 총 44개사로 늘었다. GA협회는 연말까지 6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자율협약은 크게 5개의 실천과제로 구성된다. 그중에서도 GA간 과도한 설계사 쟁탈전을 지양하자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대표적으로는 타사의 설계사 스카우트시 지급하는 정착지원금을 초년도 판매수수료의 상한(1200%룰)으로 제한하자는 내용이 꼽힌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포함시켰다. GA협회는 지난달 26일 자율협약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달 5일에는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운영세칙을 제정했다. 협약을 위반한 GA에 대한 고발이 접수되면 현장조사반을 구성, 현장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위반의 중대성에 따라 ▲시정 ▲경고 ▲금융당국 통보 등의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자율협약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는다. 과거 2015년에도 모집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자율협약이 있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주축이 된 상황에서 GA들은 부수적으로 참여한 형태에 가까웠다. 또 협약을 위반하더라도 구속력 있는 조치가 없어 결국 실효성이 없었다는 평가다.
반면 이번 협약은 GA업계 스스로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김 회장이 30개 이상의 GA를 일일이 방문하며 성공적으로 자율협약을 이끌어낸 덕분이다.
특히 막바지까지 참여가 불투명했던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금서)를 합류시킨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한금서는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다. 그간 자율협약에 불참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김 회장의 끈질긴 설득으로 협약에 동참키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 차원에서도 3선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몸담았던 김 회장의 이력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란 후문이다. 이번 자율협약에는 한금서를 비롯해 8개의 보험사 자회사형 GA가 참여했다.
정계 출신인 만큼 김 회장은 취임 초부터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계로의 복귀설도 나돌았다. 그러나 최근 김 회장 본인이 이러한 소문을 일축하며 회장직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GA협회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은 취임 이래 자나깨나 자율협약만을 위해 매진했다"면서 "한 번도 정치에 관해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올 연말까지 더 많은 GA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며 "이럴 때 GA업계가 더 의기투합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총선에 출마하는 게 오히려 더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마디로 GA협회장을 계속해도, 정계에 복귀해도 모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김 회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한다면 GA에는 든든한 아군이 생기는 격이기 때문이다. 반면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협회장직을 지키더라도 GA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되므로 나쁘지 않다. GA경영자협의회가 고액의 연봉을 약속하면서까지 협회장직을 제안한 데는 충분한 셈법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복수의 대형 GA 관계자는 "김 회장의 젊은 나이를 고려하면 향후라도 정계 진출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설령 김 회장이 정계로 복귀하더라도 업계를 이해하고 목소리를 내주는 것만으로도 GA의 위상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