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푸본현대생명 '도 넘었네'...상품개정 유예 기간에 '절판마케팅'
금감원, 15일까지 개정하라...푸본, 15일까지만 '판매 가능'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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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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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본현대생명이 금융당국도 무시하고 맹목적인 영업에 나서 도마에 올랐다. 금융당국은 단기납종신보험이 저축상품으로 오인·판매된다며 행정명령을 통해 상품 개정을 지시했다. 푸본현대생명은 과도한 선납을 활용한 꼼수 상품으로 개정, 금융당국이 재차 지적하자 절판마케팅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즉시 절판마케팅을 중단하도록 권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이달 '맥스종신보험원픽'의 선납을 최대 83회까지 가능하도록 사업방법서를 개정했다. 7년(84회) 동안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를 가입 당시 1회에 모두 낼 수 있도록 한 것.
선납은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를 미리 내는 것을 말한다. 이중 가입 당시 보험료를 전액 납입하는 방식을 '전기(간) 선납'이라고 부른다.
금감원은 전기선납을 허용하지 않는다. 특히 단기납종신보험과 같은 저·무해지환급형 상품에 과도한 선납을 적용할 경우 상품 구조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저·무해지환급형 구조는 중도 해지시 해지환급금이 적은 대신 납입이 끝나면 환급금이 대폭 증가하는 구조다. 대신 보험료가 낮다는 특징이 있다. 중간에 해지하는 사람의 보험료 일부를 만기까지 유지하는 가입자에게 지급하기 때문이다.
전기간 선납을 적용하면 가입자의 중도 해지 유인이 매우 적게 된다. 단기납종신보험에 전기납 선납을 적용하면 해지율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 금감원의 시각이다. 이에 지난달 말 금감원은 전기간 선납 구조를 이달 15일까지 개선하라는 내용을 생명보험협회를 통해 각사에 전달한 바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금감원이 준 유예기간을 절판마케팅 기회로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는 15일까지만 전기간 선납 구조를 활용, 높은 환급률을 지급하는 단기납종신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안내를 진행한 것. 업계에서는 사실상 금감원의 권고를 무시한 절판마케팅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즉시 시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재가 시작되자 푸본현대생명은 즉시 해당 상품의 기초서류 수정에 나선 것으로 추정됐다. 5일 현재 푸본현대생명의 홈페이지에서 맥스종신보험원픽 상품 카테고리를 선택하면 '상품개정 준비중'이라는 메시지만 안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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