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M 가이드라인]下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금융당국이 꺼낸 3가지 카드

LTFR, 최종관찰만기, 유동성프리미엄 조정 검토

여지훈 승인 2023.05.30 09:41 | 최종 수정 2023.05.30 09:53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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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보험부채 대폭 커진다...금감원 “할인율 낮출 것”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금융당국이 꺼낸 3가지 카드

금융당국이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적용하는 할인율 등을 현실화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선도금리(LTFR)를 대폭 낮추고 최종관찰만기는 연장하며, 유동성프리미엄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험사의 부채가 과소평가된다는 지적에 따른 방안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할인율을 낮추기 위해 당국이 꺼내든 카드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부채 평가액이 커진다. 이에 보험사의 순자산가치가 낮아지면서 재무건전성 제고가 시급해진다. 또 보험금 등 지급의무가 커지는 대신 계약서비스마진(CSM)이 작아진다.

[사진=신지급여력제도(K-ICS)에서의 할인율에 관한 연구, 노건엽]

◆첫 번째 카드 : 장기선도금리 조정폭 확대

첫 번째 카드는 할인율 구성요소 중 하나인 장기선도금리(LTFR) 조정폭을 현행 수준보다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LTFR을 매년 0.15%p씩 낮춰가고 있다. 올해 LTFR은 4.80%로 지난해(4.95%) 대비 0.15%p 인하됐다. 이를 0.20%p 내지 0.25%p로 확대할 경우 할인율이 매년 더 빠른 속도로 낮아지게 된다.

LTFR은 시장에서 관찰되지 않는 먼 미래의 장기금리다. 만기에 따른 금리값을 나타낸 금리기간구조(수인률곡선)에서 최초수렴시점(현행 60년)에서의 금리를 추정한 값이다. 장기적으로 할인율곡선이 LTFR에 수렴하는 만큼 LTFR이 낮아지면 최종관찰만기 이후의 할인율곡선 전반이 낮아진다.

◆두 번째 카드 : 최종관찰만기의 연장

두 번째 카드는 최종관찰만기를 연장하는 것이다. 최종관찰만기는 거래량과 유동성이 풍부한 국고채에서 관찰 가능한 가장 큰 만기를 말한다. 현재 최종관찰만기는 20년으로 설정돼 있다. 20년 내 만기를 지닌 국고채들로부터 향후 20년간의 무위험 수익률곡선을 산출해내는 것.

만약 최종관찰만기를 현행 20년에서 30년으로 늘린다면 관찰구간에서의 수익률곡선이 평탄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우상향을 그리는 수익률곡선이 완만해지는 만큼 매년의 상승폭이 줄어 할인율곡선의 기울기도 지금보다 낮아지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에도 20년 이상 만기를 지닌 국채가 있었으나 유동성이 제한적이었다"면서 "최근 30년 만기 국채의 발행량과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30년으로 최종관찰만기를 설정해도 충분히 수용할 만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5년에는 국채 20년물 거래량(40조7250억원)이 30년물 거래량(23조9470)을 훨씬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거꾸로 30년물 거래량(89조4160억원)이 20년물 거래량(43조7880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2021년 기준 발행량도 30년물(47조8000억원)이 20년물(9조8000억원)의 5배에 달했다. 유동성 측면에서 30년물이 20년물을 크게 역전한 것.

다만 최종관찰만기 연장이 할인율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현재 최종관찰만기에서의 할인율과 최초수렴시점에서의 장기선도금리 간 차이가 크지 않다"며 "최종관찰만기가 10년 더 연장되더라도 할인율곡선의 기울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 번째 카드 : 유동성프리미엄 조정

세 번째 카드는 유동성프리미엄을 줄이는 것이다. 할인율곡선은 무위험 수익률곡선에 유동성프리미엄을 가산해 산출한다. 보험사의 보험부채가 국채(무위험 수익률)보다 유동성이 떨어지므로 그만큼 더 높은 대가(프리미엄)를 제공해야 한다는 개념이 유동성프리미엄이다. 유동성프리미엄은 수익률곡선 전반에 가산되며 뒤로 갈수록 줄어든다.

유동성프리미엄은 보험사의 대표 운용자산 포트폴리오의 위험스프레드에서 신용스프레드를 차감한 값에 적용비율(80%)을 곱해 계산한다. 올 4월 기준 원화 무위험 수익률곡선에 가산된 유동성프리미엄은 0.71%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유동성프리미엄 조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뚜렷한 방안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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