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M 가이드라인]上 보험부채 대폭 커진다...금감원 “할인율 낮출 것”
‘할인율 실질에 부합하도록’ 개선안 마련해 내년 적용 계획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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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0 09:40 | 최종 수정 2023.05.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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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上 보험부채 대폭 커진다...금감원 “할인율 낮출 것”
下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금융당국이 꺼낸 3가지 카드 |
보험사의 부채가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보험부채 실질에 부합하도록 할인율을 조정할 방침이어서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상당수 보험사에서 보험부채가 과소평가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연내 중 개선안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보험부채 시가 평가를 위해 사용되는 할인율(조정 무위험 금리)을 현행보다 큰 폭으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이 염두에 두는 카드는 ▲장기선도금리(LTFR) ▲최종관찰만기 ▲유동성프리미엄 3가지로 압축된다. 점진적으로 낮추던 LTFR 조정폭을 늘리고, 최종관찰만기를 연장하며, 유동성프리미엄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다.
할인율은 보험부채 평가액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다. 할인율이 높아지면 보험부채 평가액은 작아지고 낮아지면 보험부채 평가액은 커진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직접 산출한 할인율 곡선을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 중이다. 각사 자율에 맡긴 다른 계리적 가정과는 차별화를 둔 모습이다. 그만큼 당국 주도의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운영이 필수적이란 의미다.
할인율이 높으면 보험금 등 지급의무가 작아지는 대신 계약서비스마진(CSM)이 커진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에서 미래에 얻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실현 이익의 현재가치다. CSM이 클수록 향후 기대되는 보험사의 이익 규모가 커진다.
또 통상 보험사로서는 자본확충 부담이 골칫거리다. 재무상태가 우량한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는 보험부채 평가액이 낮기를 원한다. 다시 말해 높은 할인율이 유지되는 게 보험사에 유리하다.
IFRS17 논의가 물살을 탄 2015년경도 마찬가지. 당시 저금리 환경에서 시중금리를 반영한 할인율을 적용할 경우 보험사 절반이 파산에 이를 것이란 이야기가 나돌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할인율 구성요소 중 하나인 LTFR을 시중금리 대비 현저히 높게 설정했다.
LTFR은 시장에서 관찰되지 않는 먼 미래의 장기금리를 말한다. 당국의 취지는 LTFR을 높게 설정한 뒤 조금씩 낮춤으로써 보험부채 시가 평가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것이었다. LTFR은 2021년 5.20%에서 단계적으로 낮아져 올해 4.80%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시중금리에 비해 높은 수치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환경이 보험사의 자본확충 부담을 크게 줄였다. 실질을 반영하지 못한 할인율 적용으로 보험부채가 과소평가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할인율을 시중금리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낮추자는 목소리가 힘을 받았다. 최근 금감원이 할인율 조정에 속도를 내는 뒷배경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할인율을 점진적으로 낮춘 것은 갑작스런 저금리 적용시 보험사의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며 "할인율이 실질 금리를 반영하는 수준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업계 내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는 고금리 환경이 조성됐지만 향후 저금리 환경이 도래할 수도 있다"며 "시중금리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면서 할인율 조정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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