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압박에...KB손보, 운전자보험 변호사선임비 판매 중단

1억→7000만원 보장으로...11일부터 축소 판매

김승동 승인 2023.03.07 10:03 의견 0

KB손해보험이 최대 1억원을 보장하는 운전자보험 변호사선임비 특약 판매를 중지한다. 금융당국의 판매 중지 압박 때문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금융당국은 이 특약이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전날인 6일 영업채널에 운전자보험 변호사선임비 특약의 최고한도(1억원) 판매를 오는 10일 종료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11일부터는 가입한도가 7000만원으로 줄어든다.


변호사선임비는 운전자보험의 전통적인 보장 대상이었다. 다만 검찰 기소 후부터 보상이 시작됐다. 그러나 DB손보는 지난해 11월 검찰 기소 전, 경찰 조사 단계부터 변호사 선임비를 보상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3개월 독점적판매권을 획득했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끌자 독점적판매권이 종료되는 지난 2월부터 경쟁 손보사들이 앞다퉈 비슷한 특약을 탑재했다. 상품 경쟁력을 의식, DB손보보다 보장금액을 높이기 시작했다. 즉 DB손보는 최대 5000만원을 보장하는 반면 KB손보는 7000만원을 보장하는 식이었다.

현대해상·메리츠화재 등도 보장한도를 7000만원으로 높이자 KB손보는 이달 초 보장한도를 1억원으로 높였다. 상품경쟁력을 무기로 한걸음 앞서가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운전자보험 변호사선임비에 대해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보험가입자가 변호사와 짜고 더 많은 보험금을 챙길 수 있다는 것. 이에 금감원은 최근 ‘최대 가입금액’, ‘향후 조정계획’ 등에 대한 현황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두고 변호사선임비 특약 한도 상향 조정 경쟁을 멈추라는 금감원의 압박이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KB손보는 즉시 화답했다. 보상한도를 다시 종전 기준인 7000만원으로 줄이기로 한 것. 또 DB손보,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도 이르면 이번주 내로 현황조사에 대한 자료를 제출했거나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운전자보험이 제2의 실손의료보험처럼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며 “운전자보험 유무를 확인한 후 변호사선임비를 부풀릴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감원이 현황조사를 실시한 것은 보장한도를 줄이라는 압박”이라고 해석하며 “업계 자율로 변호사선임비 특약 보상한도가 축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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