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룰 2년만에 무너지나...KB손보, GA에 시책 추가 800% 지급
메리츠화재 이어 KB손보도 고시책 정책 합류...'과열 경쟁 우려'
성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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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1 14:25 | 최종 수정 2022.10.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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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2년도 되지 않은 1200%(보험 모집수당 상한제)룰이 무너질 조짐이다. 일부 보험사가 1200%룰을 우회해 높은 시책(추가 모집수당)을 지급하자 경쟁사들도 시책을 추가 지급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 과도한 시책비를 지급하면 사업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 업계는 250% 수준으로 시책을 하향 조정했다. 사업비가 과다 집행되면 결국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져 소비자에 피해가 간다는 게 금융당국 의견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이 일부 법인 보험판매대리점(GA)에 최대 780% 이상의 시책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 메리츠화재가 GA 시책비를 높이자 경쟁보험사인 KB손보도 시책을 높이는 모습이다. 이에 지난 2018년처럼 시책 과열 경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1200%룰을 도입, 시책 과열 경쟁 등을 방지하는 한편 사업비를 합리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했다. 1200%룰은 첫해 모집수당이 월납보험료의 12배 이내에서만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월납보험료가 10만원인 상품을 판매한다면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모든 판매 수당는 최대 120만원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
KB손보는 1200%룰을 우회하면서 더 높은 시책을 지급한다. GA에는 1200%를 초과하는 모집수당을 지급하고, GA는 소속 설계사에게 추가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GA와 보험설계사는 보험업법상 지위가 같다. 때문에 GA가 소속 설계사에게 1200%를 초과하는 판매 수당을 지급해도 문제되지 않는다. 보험업법의 틈새를 교묘히 빠져나가는 방법인 셈이다.
가령 GA소속 설계사가 월납보험료 10만원의 상품을 판매했다. 보험사는 첫해 판매 수수료를 120만원 이하로 지급한다. 대신 해당 GA가 소속 설계사에게 먼저 78만원의 시책비를 지급한다. 이후 2차년도에 GA가 보험사로 부터 시책비를 받아 1200%룰을 우회한다. GA 소속 설계사는 1200%룰을 어긴것은 아니면서 최대 198만원은 판매수당과 시책비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시책비가 과도하게 책정될 경우 사업비가 높아져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는 점이다. 결국 당장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과도한 시책을 지급하면, 향후 가입할 소비자는 비싼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 관련 전체적인 사항을 모니터링 중"이라며 "사실 관계 확인 후 법규 위반 사항이 발생하면 그에 맞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지난 2018년 금감원의 권고로 시책을 200~300% 수준에서 지급하기로 자율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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