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4% 확정이율 적용 저축보험 출시...목표액 '1조'

동양·흥국생명도 4%대 방카슈랑스 상품 출시 예정

성명주 승인 2022.09.14 15:14 의견 0

생명보험사들이 저축보험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생보사의 저축보험 이율은 2%대에 불과했지만 지난달부터 4%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전날인 13일 4.0% 이율의 확정금리형 5년 만기 일시납 저축보험(방카슈랑스 전용)을 출시했다. 판매 목표액은 이달에만 1조원이다. 은행에서만 가입 가능하며 만기시 환급률(세전)은 119%로 알려졌다. 기납입보험료의 2배까지 추가납입이 가능하며, 최대 추가납입했을 경우 만기 환급률은 120% 이상이다.

한화생명 본사 [사진=한화생명]


지난달 말 푸본현대생명은 5000억원을 한도로 4.0%의 확정이율을 적용한 5년만기 일시납 저축보험을 판매, 3영업일만에 완판했다. 푸본현대생명 5년 만기 환급률은 117.9%였다. 한화생명의 상품이 푸본현대생명보다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동양생명과 흥국생명도 이르면 이달 4%대 확정이율을 적용한 저축보험을 출시할 방침이다.

동양생명과 흥국생명 모두 4% 초반의 이율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화생명이 적용한 이율보다 높다.

생보사들이 이처럼 높은 이율을 적용하는 일시납 저축보험을 판매하는 것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전에 수입보험료를 늘려 건전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지난 2013년 세제개편 이전 저축보험 절판마케팅으로 들어온 계약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다. 2013년 2월 보험차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던 기존 소득세법을 개정, 개인당 2억원으로 비과세 한도를 축소했다. 이에 보험차익에 대해 비과세를 누리기 위한 뭉칫돈이 쏟아져 들어왔다. 10년을 유지한 자금이 경쟁보험사나 다른 금융업권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매력적인 이율을 제공하는 셈이다.

문제는 가입자에게 4.0% 이상의 확정이율을 부리하기 위해서 보험사는 최소 4.5% 이상의 운용자산이익을 내야 한다는 점이다. 전일(13일) 종가 기준 국고채 5년·10년물 금리는 약 3.6%다. 저축보험으로 거둬들인 보험료를 국고채로 매칭할 경우 한화생명은 약 1%p 정도 이차역마진이 발생하는 것.

이에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대체투자처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시중금리가 급등, 부동산PF 시장이 위축됐다. 안정성 높은 대안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약 10년 전 가입한 저축보험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며 “각 보험사들은 저축보험 만기환급금이 경쟁보험사나 타업권으로 빠져나가지 않기 위해 매력적인 이율을 적용한 저축보험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부담스러울 정도로 높은 확정이율을 적용해 이차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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