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MZ세대 지갑 열려면...기술 활용해 정보비대칭 줄여야

-설계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②

김승동 승인 2022.03.11 07:25 | 최종 수정 2022.03.31 05:49 의견 0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kjinsoo@finevery.com

일상에서 사진을 접할 일은 더욱 많아졌다. 그러나 필름카메라는 거의 사라졌으며, 심지어 디지털카메라도 일상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 자리를 스마트폰이 대신했다.

보험산업도 비슷하다. 일상에서 보험을 접할 일은 더욱 많아졌다. 보험 상품은 더욱 세분화됐으며, 보험금 청구건수도 증가했다. 다만 카메라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여전히 전통적인 판매방식인 대면채널의 위상이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보험산업은 여전히 필름카메라가 주름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하지만 보험산업도 오래 전부터 디지털을 도입하고 있었다. 과거 청약서를 직접 받아 분석해야 했지만, 고객 동의만 얻으면 과거 가입한 상품의 약관을 일시에 살필 수 있는 보장분석 프로그램이 일상화됐다. 전자서명을 넘어 모바일청약 등은 대면채널의 디짙털화 노력을 엿 볼 수 있는 상징이다.

이와 같은 디지털 접목이 비용절감에 도움은 되겠지만, 근본적인 혁신 방법이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인 변화는 소비자를 대하고 만나는 방식의 변화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보험산업은 소비자에게 ‘보험은 어렵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험사는 수수료로 모집 채널을 통제하며, 관련 정보의 독접적 공급자 위치에 있었다. 정보비대칭이 성장의 중심이었다. 보험상품에 대한 이해를 봉쇄하고 모집하는 설계사에 기대 ‘기존 관계성을 믿고 가입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소비자는 설계사가 제공하는 단편적인 내용이 보험 정보의 최대치였다.

그 결과 전체 금융 민원의 절반 이상이 보험에서 발생했다. 잘 알지 못한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가 많았다는 방증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이제 소비자, 특히 MZ세대의 지갑을 열 수 없다. 최근 금융소비자는 스스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미국 주식을 거래하고 공모주에 청약한다. 또 펀드와 적금에 가입하고 대출도 실행한다. 이런 금융활동을 하기 전에 해당 주식에 대한 정보를 찾고, 대출 금리 등을 비교한다. 이런 현명한 소비자도 유독 보험은 불신한다.

불신의 이유는 보험에 대한 정보가 차단되어 있기 때문이다. ‘믿고 가입하면 된다’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소비자를 만날 수 없고, 이는 산업의 성장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새로운 대면 채널의 지향점은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와 상호 소통이 가능한 방법으로 나아가야 한다. 설계사 개인 인맥이나 소비자에게 믿음을 강요하는 방식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어야 한다.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빠르게 전파하면 스스로 보험을 이해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해가 깊어지면 신뢰가 된다. 신뢰가 깊어진다고 해도 인수조건이나 설계과정에서는 소비자가 모두 이해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설계사 도움의 필요성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또 소비자를 만나는 방식도 기존 인맥에 기대 부탁하는 방식에서 소비자 스스로 필요로 인한 요청으로 경로를 바꿀 수 있다. 이미 여러 플랫폼에서 진행 중인 시도로 현재 유의미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이다.

소비자를 만나고 소통하고 대면하는 방법 자체를 바꿔야 비로소 본격적인 혁신이 시작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기술이 필요하다. 디지털로 보험을 분석한 다음 설계사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바탕으로 소비자에 적합한 보험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즉 설계사는 디지털로 이론을 무장하고, 감성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기술을 접목해 소비자를 향한 모든 전략을 수정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면채널이다.

설계사 채널이 보험산업의 지속을 주도할 가능성은 지금부터 시작되는 선택과 변화에 달려 있다.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kjinsoo@finevery.com

저작권자 ⓒ 뉴스포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