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호(경제학박사, 인슈포럼대표, 前 국회입법조사관)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관리가 재택치료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이들에 대한 입원보험금과 입원일당 지급여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재택치료란 임상적 위험도가 낮고 보호자가 필요한 코로나19 확진자의 상태와 여건 등을 고려하여 집에서 격리기간(10일)을 지내는 치료를 말한다.
지난 2021년 10월 13일에 시행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1조(감염병환자등의 관리)의 개정에 따라, 정부는 ’자가치료‘에 대한 근거를 마련, 일상적으로 지속 가능한 의료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집에서 1일 2회 의료기관을 통해 체온, 산소포화도 등 재택치료 환자의 건강관리 모니터링을 시행한다.
필요시 의사의 비대면 진료(전화, 화상통신을 활용한 상담 및 처방)를 받는 것을 말하며 모바일앱에 매일 건강정보를 입력하고 1일 1회 이상 의료진과 유선으로 통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이들 재택치료 코로나19 확진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크게 두 가지의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 현재의 재택치료가 의료기관이 아닌 자택에서 이뤄지고, 의사의 관찰이나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는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이하 ’보험약관‘)에서 정의하는 ‘입원’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험약관에서는 입원을 ‘의사가 피보험자의 질병 또는 상해로 인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로 자택 등에서 치료가 곤란해 의료기관 또는 이와 동등하다고 인정되는 의료기관에 입실해 계속하여 6시간 이상 체류하면서 의사의 관찰 및 관리하에 치료받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둘째, 보험약관상 보상하지 않는 사항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은 소위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보험사 경영진이 주주이익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대주주 내지는 소액주주로부터의 소송에 휩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금융감독당국 및 보험업계의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
첫째, 우선 코로나19 환자는 모두 입원을 통해 치료받고 싶어 한다. 병·의원 입원을 통해 의사의 관리하에 안전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환자의 관점에서 더욱 안심되고 완치될 확률도 높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의료체계 및 시스템은 의료붕괴를 논할 정도로 중대한 상황이고 그로 인하여 경증환자들에 대하여 생활치료센터를 통한 격리치료를 넘어 재택치료의 개념을 도입하며 의료붕괴를 막자는 것이다.
또한 재택치료 시에도 모니터링, 모바일앱 건강정보 입력, 필요시 의료진 비대면 진료 및 유선통화, 긴급시 이송 등을 통해 긴급상황에 대처한다. 그럼에도 재택치료 대기 중 사망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보험 약관상 자택 등에서 치료가 곤란해 의료기관 또는 이와 동등하다고 인정되는 의료기관에 입실해 의사의 관찰 및 관리하에 입원하고 싶어도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강제로 재택치료를 하는 상황이다.
즉, 코로나19 확진으로 피보험자의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만 불가피하게 관련 법에 따라 자택 등에서 치료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발생한 것이다. 입원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것이다.
병·의원에서 입원 치료해야 하나 부득불 관련 법에 따라 집에서 치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겼는데 이에 대하여 보험약관을 지나치게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하여 입원보험금(일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둘째, 보험약관상 보상하지 않는 사항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은 소위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같은 사안에 대하여 생활치료센터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보험금을 지급하고, 재택치료 환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동일한 약관기준을 두고 해석을 달리하는 것에 해당한다. 이 또한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동일한 보험료를 납입한 보험계약자에 대한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보험사 스스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도 결국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폭넓게 해석한 상황이고, 과거 침수차량에 대한 자동차보상에 대해서도 자동차보험약관을 개정하여 확대 적용한 사례가 있다. 이번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재택치료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련 정부 부처는 코로나19 재택치료자가 부득이하게 재택치료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자체 보건소 의사의 입원소견서를 발급받아 이를 보험사에 제출하면 입원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여 코로나19 환자들이 관련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 주요 보험사들이 줄줄이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은행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순이익이 많이 늘어난 덕분으로 국내 주요 10개 손보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3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급증했다.
실손보험 적자를 이유로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순이익이 늘었다며 대규모 상여금을 지급하는 보험사들에 대하여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 이번 코로나19 환자의 재택치료에 대한 보험금 지급여부를 예의주시하며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창호(경제학박사, 인슈포럼대표, 前 국회입법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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