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신력 있는 기관과 유사한 명칭을 내세워 보험료 조정을 미끼로 접근하는 보험영업이 성행하는 분위기다. 불법 수집한 고객 데이터베이스(DB)가 악용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국보험조정센터', '보험조정센터', '보험료조정센터' 등 유사 명칭을 사용한 보험 영업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사용하는 대부분 발신 번호는 유선번호가 아닌 휴대전화 번호로 알려졌다.

[이미지=DALL·E]

이들은 수신자의 보험 가입 내역을 언급하며 관심을 끈 뒤 보험료 조정 대상자라고 접근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보험료를 연체 없이 성실하게 납부해온 고객이라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사 정책에 따라 성실 납부자를 대상으로 보험료를 조정해주며, 여러 보험사로부터 위탁을 받아 해당 업무를 진행한다는 식이다.

또 수신자가 거주하는 지역 담당 조정관이 배정되면 직접 연락 후 방문해 무료 점검과 상담을 제공한다고 덧붙인다. 이 과정에서 수신자의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 보험 가입 내역 등을 정확히 언급하기 때문에 수신자가 공신력 있는 기관이라고 오해하기 쉬운 상황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보험료 절감을 미끼로 새로운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영업 방식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객 DB 수집과 기관 명칭 사용 등에서 불법적인 요소가 많다고 지적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조정을 명분으로 접근하는 전형적인 보험 영업 수법”이라며 “‘센터’, ‘성실납부’, ‘조정관’ 같은 표현을 사용해 공신력 있는 기관처럼 보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 동의 없이 수집한 불법 DB를 이용해 연락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판매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장기 납부나 할인 특약 등을 통해 보험료를 할인하는 경우는 있지만, 단순히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했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조정해준다는 건 듣지 못했다”며 “일부 담보를 해지하고 재가입시키는 리모델링을 통해 보험료를 낮추는 영업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허위 사실로 접근하거나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면 사기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스포트는 발신된 몇몇 휴대전화 번호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당 영업 방식은 통상 발신전용 알뜰폰이나 인터넷 전화를 사용한다"며 "다수 수신자로부터 스팸번호로 신고될 경우 신속하게 번호를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포트 여지훈 BRsum@newsport.co.kr 여지훈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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