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폭락에 금리 인하까지...삼성생명, 건전성 겹악재
삼성전자 지분 8.5% 보유...주식위험액만 23.1조원
K-ICS 비율 200% 밑으로 추락할 듯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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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6 15:36 | 최종 수정 2024.10.1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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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폭락이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을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량의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탓에 주식위험에 크게 노출된 게 배경이다. 최근 금리 하락기에 금융당국이 할인율 규제 방안까지 도입키로 하면서 악재가 동시에 닥쳤다는 평가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지난 상반기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201.5%로 200%대를 겨우 사수했다. 지난해 말(218.8%) 대비 크게 낮아진 수치다.
지난 상반기 기준 상관관계를 고려한 총 위험액(지급여력기준금액)은 32조2231억원, 주식위험액은 23조707억원을 기록했다. 총 위험액에서 주식위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71.6%에 달했다. 삼성전자 보통주 직접 보유로 인한 주식위험액만 14조4951억원으로 추산됐다. 전체 주식위험액의 무려 62.8%에 이른다.
주식위험액은 주가의 시장가격 변동으로 인해 회사가 입을 수 있는 잠재적인 손실액이다. 비중이 높을수록 지급여력비율이 주가 변동에 좌우될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이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막대한 삼성전자 지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상반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일반계정 보통주 기준)은 8.51%다. 주식 수로는 5억815만7148주다.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시 삼성생명의 킥스비율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지난 3분기 말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반기 말 대비 크게 하락했기 때문.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분기 말 6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분기 마지막 영업일의 종가(8만1500원)보다 24.5% 폭락한 수치다.
이 하락분이 지급여력비율 계산시 분모와 분자에 미치는 영향력은 서로 다르다. 위험계수로 인해 분모(지급여력기준금액)엔 하락분의 35%만 반영되는 반면 분자(지급여력금액)엔 하락분이 100% 반영된다. 주가 폭락으로 주식위험액도 줄어들지만 지급여력금액은 훨씬 크게 감소한다.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지난 2분기보다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 보험리스크 전문가는 "주가가 떨어지면 회계상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감소하면서 고스란히 지급여력금액 축소로 이어진다"며 "지급여력기준금액에는 선진시장 상장주식에 적용되는 위험계수(0.35)가 반영되므로 축소폭이 훨씬 작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가 하락한다면 지급여력비율은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다만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가 폭락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 하락이 킥스비율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 주가 변동으로 인한 킥스비율 변동분은 1만원당 2%P 정도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어 "주가 폭락보다는 금리 하락이나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할인율 조정 작업 등이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그동안 20년으로 적용해오던 최종관찰만기를 30년으로 확대하는 등 할인율 조정 작업에 나서고 있다. 그간 실질에 부합하지 않는 높은 할인율로 인해 보험부채가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시가평가되는 보험부채 규모가 커져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진다. 이에 보험사의 자본확충 부담은 커지게 된다.
다만 최근 금리 인하 시기가 맞물리고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 가정 변경 이슈까지 겹치면서 상당수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당국 권고치(150%)를 하회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해졌다. 이에 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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