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만 배달 알바' 이 사실 안 알리면 평일 사고에도 불이익

위험률 높아지는 부업 통지해야...보험금 못 받거나 적게 받아

여지훈 승인 2024.10.14 15:55 의견 0

# 사무직에 종사하는 A씨는 수년 전 상해보험에 가입했다. 최근 A씨는 부업으로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직장을 다니며 주말에만 잠깐씩 하는 일이라서 보험사에 알리진 않았다. 며칠 전 A씨는 평일 출근길에 상해사고를 당했다. A씨가 주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 사실을 뒤늦게 안 보험사는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금을 감액 지급했다.

이른바 'N잡러'가 일상화되면서 보험 가입자의 계약 후 알릴의무(통지의무)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보험사에 알리지 않고 부업할 경우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거나 감액 지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N잡러는 복수의 일을 병행하며 수입을 얻는 사람을 말한다.

14일 뉴스포트가 통계청 온라인분석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하는 이의 수는 지난 8월 약 65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8월 56만2000명에서 약 10만명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동기(60만6000명)에 비해서도 5만여명 늘었다.

[사진=언스플래시]

앞서 A씨처럼 사무직에 있던 이가 부업으로 이륜차 배달을 한다면 통상 보험사는 부담보를 설정한다. 기존 상해보험의 효력은 유지하되 A씨가 이륜차를 운전 또는 탑승(일회적 사용은 제외)할 시 발생한 상해사고에 대해서는 보장하지 않겠다는 것.

또 보험사는 A씨의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 기존 가입한 상해보험의 보험료를 인상한다. 본래 A씨는 사무직근로자로서 상해 1급에 해당하므로 적은 보험료만 납부해도 됐지만 이륜차 배달시 상해 3급으로 변경되면서 보험료가 인상된다. 이처럼 보험료 인상을 우려한 N잡러들이 부업 사실을 보험사에 알리지 않으면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기존 상해보험 가입자가 부업에 임할 경우 보험사에 해당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앞서 A씨 사례에서처럼 배달 등 위험 직종에 뛰어든다면 통지의무는 필수다. 주말에 잠깐씩 일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는 "N잡러들의 보상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통지의무 위반"이라며 "보험사에 손실이 많이 나는 상품이라면 고객의 간단한 통지의무 위반만으로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하거나 보험금을 감액 지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 가입자는 가입 당시와 보험료 수준을 다르게 변경할 수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보험사에 알려야 한다"면서 "이러한 통지의무는 보험의 근본적 목적인 보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결코 소홀해선 안 되는 부분"이라고 역설했다.

보험설계사라면 계약 전 알릴의무(고지의무)는 물론 통지의무에 대해서도 고객에 적극 안내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고객의 보험 가입시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넘어가도 괜찮다는 식으로 안내할 경우 설명의무 위반으로 설계사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전 대표는 "설계사는 알릴의무 수령 권한이 없다는 점을 스스로 인지해야 한다"면서 "임의적 판단으로 고객에게 고지항목에 대해 섣불리 조언하기보다는 고객이 직접 보험사에 알릴의무를 이행하도록 돕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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